[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 인해서 후임으로는 정호영 LG화학 사장이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3분기를 다 채우지도 않은 시점에서 단행되는 수장교체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만큼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봤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의를 표명한 한 부회장의 후임으로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최근 실적 악화일로를 걷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12년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그해 2분기부터 2017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8년 연속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점유율 1위(매출액‧면적 기준)도 그가 만든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게 탄탄대로를 걷던 LG디스플레이가 꼬꾸라지기 시작한 건 후발주자인 중국의 급성장으로 인해 ‘LCD업황’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6년 만에 첫 영업손실을 낸 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고, 같은해 3분기 흑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132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분기에는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어선 3687억원의 영업손실로 어닝쇼크를 보여주면서 우려가 커졌다. 2분기 주요 재무지표인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도 142%와 61%로 각각 상승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심지어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인 ‘LCD패널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조정 등에 나서면서 구조조정과 감원이 기정사실화되가고 있다. 하반기도 중국발 LCD공급과잉과 IT부품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이사회 측이 한 회장의 사임과 관련해서 “새로운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조직 분위기를 새신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서의 사업구조 전화를 가속화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10.5세대 OLED 공장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증설에 나섰다. 이 작업이 마무리 되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은 올레드 TV용 대형 패널을 월 4만 5000가량 생산하게 된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