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불황에 늪에 빠졌던 한국 조선업계가 2분기에는 재개가 가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규모 수주가 잇따라 이어지는 등 빅3 조선사들이 활기를 띄고 있는 모양새지만 업황 회복세로 전환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인 996만CGT보다 42% 급감한 573만CGT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 조선사 수주량도 162만CGT로 중국(258만CGT)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지난달 발주량도 감소치가 예상되면서 올해 수주실적 목표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차츰 나오고 있다.

다만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에 이어질 대규모 수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LNG선 수요는 여전히 꾸준하기 때문이다.

우선 60~100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할 것으로 보이는 카타르의 프로젝트가 있다.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출국이다. 올해 LNG 처리시설 확대를 추진하면서 LNG운반선을 발주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들도 모두 입찰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모잠비크에서 진행하는 LNG 개발 프로젝트와 러시아 북극해 '야말 프로젝트'의 2차 발주도 예정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수주 가뭄이 이어진 해양 부문 발주도 현실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가가 오를수록 해양플랜트 수주 환경은 개선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안팎으로 연초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 덕에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2일 발주가 지연됐던 인도 릴라이언스의 1조원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를 수주할 수 있었다. 2017년 이후 삼성중공업의 첫 해양플랜트 수주다.

앞으로도 해외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입찰이 예정돼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마르잔 프로젝트를 비롯해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영국 로즈뱅크 프로젝트 등이 연내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

아람코의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는 조선 빅3가 모두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프로젝트는 보통 조 단위를 넘어가는 대규모여서 수주할 경우 실적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면서 조선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유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해양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날지 다시 주춤해질지는 추세로 갈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무역 분쟁 등 대외적으로 불안 요소가 많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LNG선과 초대형원유선박(VLCC)의 가격이 인상한데다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노딜브렉시트 등 대외적 불안 요소로 해운사들이 신조 발주에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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