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한 때 국내 1세대 SNS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싸이월드가, 최근 에는 전현직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급여는 물론 지난해 11월에 퇴사한 이들의 퇴직금과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지금까지 급여를 받지 못한 직원은 약 40여명으로 알려졌으며, 퇴직금과 급여를 수령하지 못한 퇴사자들도 30여명에 이른다. 미지급 규모는 적게는 인당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싸이월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임급 체불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급여가 예정보다 늦게 지급되면서 사내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되곤 했다. 당시 신규 서비스 담당 사원도 채용했으나, 급여가 나오지 않으면서 퇴사한 적도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급여가 밀리면서 퇴사한 이들도 적지 않다. 싸이월드가 대표 상품인 큐(QUE)를 출시한 지난해 4월께만 해도 임직원 수가는 90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재는 40여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임금 미지급 사례는 다양하다. 수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한 직원도 있고, 퇴지금을 지급받지 못한 직원들도 다. 급여와 퇴직금 둘다 받지 못한 직원들도 적지 않다.

심지어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은 급여가 밀려 있으며, 최근에는 월급의 절반 수준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싸이월드는 직원들의 급여에서 공제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 4대 보험역시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경우 고스란히 직원들의 보험료 체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싸이월드 퇴사자에 따르면 4대 보험료 미납은 급여 체불 이전인 지난해 3월부터 자행됐다고 설명했다.

퇴사자들은 싸이월드를 고용노동부 서울 동부지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동부지청 측은 퇴사자들에게 “싸이월드는 지불능력이 안 된다”면서 “소액 체당금을 신청해라”는 안내문을 발송한 상황이다.
소액체당금은 임금체불로 인해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관련 사실을 인정받고 최대 400만원의 체불 임금을 지급받는 제도를 말한다. 이 경우 오는 7월 체당금 개편 이전까지는 퇴직자만 지금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소액체당금’은 처리기간만 7개월에 걸리기 때문에 당사자들에게는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이 크다.

현재 싸이월드 전현직 직원들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오는 10일에 결정되는 자금 유치건이다. 성사될 경우 일정 부분 급여 상환 여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 유치건이 수푸로 돌아가면 밀린 임금 지급 가능성은 ‘불가능’해진다.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 시작한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로 2000년대 미니홈피를 통해서 SNS 업체로 자리매김 했으며, 한 때는 가입자수 3200만명에 달했다. 2010년 매출은 109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1년 이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글로벌 SNS에 밀리면서 사용자들이 점점 떨어져나갔다.


이후 지난 2014년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해 사원주주회사로 전환했다가 2016년 동영상 커뮤니티 업체 에어라이브와 합병했다. 같은해 프리챌 창업주 출신 전제완 대표가 싸이월드를 인수하고, 2017년 8월 삼성벤처투자로 50억 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수익창출에 실패하면서 지금의 상황으로 오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싸이월드의 임금 체불을 예정된 결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싸이월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큐(QUE)의 실패가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다. 큐는 삼성전자 AI 전략의 중심에 있는 ‘빅스비’와 연동해서 작동하는 기능을 갖추고, 언론인과 전문가로 꾸려진 기획자들이 삼성과 힘을 합쳐 만들었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초기엔 성과가 있는 듯 보였다. 출시 3주 만에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3개월 만에 11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창출원이 되기엔 2% 부족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의 추가 투자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싸이월드는 지난 1월 25일 오전 11시부로 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내부 사정으로 잠시 쉬어간다는 게 이유였지만, 업계는 싸이월드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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