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증가 등 은행권 가계대출 4조9000억원↑
신한은행, 비아파트 전세자금대출 중단했다가 ‘후폭풍’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면서 시중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대출을 늘리도록 시중은행에 요구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대출 잔액을 두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8000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줄었지만, 은행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가계대출이 예년에 비해 늘었다.

은행권은 전세자금대출 증가 등으로 가계대출이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00억원 늘었다.

올해 4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동기대비 0.8%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은 전세대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행 입장에서 대출 잔액의 증가율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만, 금융당국 눈치에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5대 은행 중 하나인 신한은행은 이례적으로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가 반나절 만에 취소하는 등 곤욕을 치뤘다.

신한은행은 당초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제한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고 한정된 대출 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일부 상품의 신규 중단을 계획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2조6622억원이 늘어 증가율이 13.7%에 달해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결정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가계대출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비아파트에 대해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일부 상품 중단은 한 번도 고려해 보지 않았다”며 “확실히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측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단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은 살고 있는 물건지를 담보를 가지고 대출하는 상품이 아니고 보증기관에서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빌라나 아파트나 보증서를 받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똑같다”고 말했다.

일단 신한은행은 한발 물러났지만, 향후 은행권이 코로나19 대출 재원 마련과 가계대출 증가율 조정을 위해 가계대출 공급을 줄일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간 5%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를 받고 있다”며 “대출 상품을 손보더라도 어느정도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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