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으면서 금융기관 여러 곳에 빚을 지고 있는 ‘취약차주 부채 규모’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취약차주 대출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과 신용대출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금융안정 상황’을 발표하고 취약차주 부채가 작년 말 86조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1천억원 증가한 규모라고 전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 하위 30%인 저소득이거나 신용 등급이 7~10등급인 저신용 차주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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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부터 취약차주 부채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전체 가계대출 중 취약차주 대출은 작년 말 기준 6.0%였다.

반면 취약차주 수는 전년 대비 3만1천명 감소한 146만8천명으로 전체 가계 대출자의 7.7%로 집계됐다.

이는 소액 장기 연체자 대상 채무 감면을 실시한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대부업체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대부업체 이용자가 감소하며 취약차주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부채는 늘고 차주는 줄면서 지난해 취약자주 1인당 대출은 5천913만원으로 전년보다 396만원 증가했다.

또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고 저신용인 차주는 37만8천명으로 해당 차주들의 대출 규모는 12조2천억원이었다.


취약차주 대출 중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여신전문회사, 대부업 등 고금리인 비은행 비중은 64.8%에 달했으며 전체 가계대출 평균인 42.6% 대비 2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약자주 신용대출 비중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해 41.7%였지만 여전히 비취약자주(23.7%)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해 전체 가계부채는 둔화된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시 소득과 경제 규모보다는 빠르게 불어가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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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62.7%로 전년(159.8%)보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83.8%에서 86.1%로 상승했다.

한편 고소득·고신용자 부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 차주 대출은 64.4%, 신용 등급 1~3등급인 고신용 차주 대출은 70.8%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차주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IT)은 꾸준히 상승해 217.1%를 기록했다.

LIT300% 이상으로 빚 부담이 큰 차주의 비중은 21.9%로 5명 중 1명꼴이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31.8%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낮은 수준 유지 중이긴 하지만 작년 비은행 대출 연체율이 전년보다 0.17%포인트 상승해 1.55%였다.

이에 한은은 영세 자영업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차주 채무 상환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 거래 위축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주요국보다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제약하는 취약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지속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 취약차주의 채무 상환 어려움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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