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지역구 험지 출마 숙고”…당권 미장악, 후일 도모
이낙연, ‘왜 종로인가’ 물음에 “정세균 총리되면 비게 된다”

▲(좌) 이낙연 국무총리, (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범여·범야권 진영에서 각각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 서울 종로구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내년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안을 선택지에서 지웠다”면서 “창당 작업 중인 ‘비례한국당’ 등 비례대표 정당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며 “지역구 험지 출마와 불출마를 놓고 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결단은 이날 한국당 의원들이 공수처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와 관련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것과 맞물린 대목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끝나는 시점에 분출될 수 있는 당내 공천 갈등 등에 대해 미리 ‘험지 출마’라는 선수를 치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치권에 데뷔한지 1년도 채 안된 황 대표가 아직 당권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시절 활용했던 ‘비례대표+전국 선거 유세’ 카드를 들고 나오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판단과 함께 과반확보 실패에도 대권주자의 무게를 지킬 수 있는 험지(종로 등) 출마가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 역시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가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가 확정적이냐’고 묻자 “대체로 그런 흐름에 제가 놓여가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당의 판단 이런 걸 봐가면서 최종적인 조정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왜 종로여야 되느냐’는 특별한 이유를 묻는 손 앵커의 이어진 질문엔 “이제 정세균 의원님께서 총리로 가시게 되면 (종로가) 비게 되니까 당내에서 동지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에둘러 말했다.

이처럼 두 잠룡이 정치권과 언론에서 불거져 나오는 ‘종로혈전 시나리오’에 점차 부응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미리 보는 20대 대선의 ‘전초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당 관계자는 <본지>에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서 당선되면 대박, 낙선해도 장기적으로는 최소 중박”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 입장에선 종로에 출마해도 잃을 게 없다는 것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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