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2개 소상공인센터에 수만명 몰려 서버 마비 등 혼란
하루 전날 공지에 소상공인 대부분 서류 미비로 발길 돌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행 중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관련 서류를 작성하며 대기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작됐다.

첫날인 지난 25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출 창구에 수만명이 몰렸지만, 접수 건수는 하루 17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대적으로 홍보한 데 비해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뉴시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전날 전국 62개 소상공인센터에 접수된 직접 대출 신청은 177건, 18억원 어치에 불과했다. 센터당 접수 건수가 3건 꼴이다.

소상공인 직접 대출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센터에서 긴급 대출해주는 제도다. 기존 대출여부, 매출 하락, 신용등급 정도를 따지지 않고 1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신청 후 빠르면 3일만에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대출금리도 1.5%로 저렴하다.

각 센터에는 개장 전 새벽부터 긴급 대출을 받으려는 소상공인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수도권의 주요 센터에도 수백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렸다. 수원, 의정부, 성남 등 주요 센터에도 이른 아침부터 5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의 경우 센터 당 10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렸고, 일부 소상공인들은 새벽 3시부터 센터를 찾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 소상공인들이 25일 오전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정책자금 확인서발급 및 상담 등을 위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은 번호표를 받고 발길은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센터에 접수된 신청건수는 177건에 그쳤다.

이날 신청건수가 미미했던 것은 전산 프로그램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날 오후 소상공인센터의 대출 접수 시스템이 마비돼 1~2시간 동안 접수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간 은행을 통한 간접대출만 해오던 소상공인센터가 직접 대출을 하려다보니 수요예측과 직접 대출 접수 관련 시스템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와 소진공 간에 정책협의도 늦어져 신청 하루 전날인 24일이 되서야 대출 관련 공지가 게재되는 등 상당수 소상공인들이 필요한 서류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다.

소상공인이 긴급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액 피해를 입었음을 서류로 입증해야 한다. 또 유흥주점, 담배 도배업 등 소상공인 정책 자금 융자제외 업종의 경우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긴급 대출을 놓고 잡음이 발생하자 주관부처인 중기부가 진화에 나섰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은행을 통하 간접대출만 해오던 소상공인센터가 지금껏 해보지 않은 직접 대출을 해보는 것”이라면서 “제도가 정착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현장에서 처음 실시되는 것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며 “조금 여유가 있는 분들은 어려운 분들을 위해 조금 기다려주는 미덕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소상공인들도 긴급 대출보다는 최대 7000만원 대출이 가능한 기존 대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진공 관계자는 “(센터를 방문한 소상공인들) 상당수가 최대 7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기존 대출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2~3개월 정도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기존 대출을 신청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소상공인진흥공단)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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