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반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며 ‘낙관론’에서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기지표 부진, 주가 하락, 물가 상승 등의 우려로 인해 경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CCSI는 97.9로, 전월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하락세로 전환된 것은 지난해 11월(95.7) 이후 6개월 만이며, 하락 폭은 지난해 7월 4.6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CCSI는 소비자들이 경기를 어떻게 느끼는 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가계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CCSI는 작년 11월 95.7까지 낮아진 다음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올해 4월(101.6) 기준선인 100을 넘겼으나 다시 반락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경기지표 부진,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기와 관련된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지수는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지수는 각각 69와 75로 전월대비 5포인트, 6포인트씩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0.5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들이 가계의 재정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 CSI(91)와 생활형편전망 CSI(92)는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 지수는 97로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 지수도 1포인트 하락한 109를 나타냈다.

경기부진과 고용지표 악화 등의 영향으로 취업기회전망 CSI도 80으로 3포인트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이후 첫 하락 전환이다.

반면,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달 4포인트 오른 87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93)에도 6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회복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수 수준으로 보면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하다.

한은 측은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회복 전망이 확산돼 주택가격전망CSI가 올랐다”고 판단했다.

물가수준전망 지수도 전월 142에서 이달 145로 3포인트 올라갔다. 이는 최근 환율 상승과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제품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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