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6박8일간의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을 마치고 16일 돌아오는 가운데 머릿 속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스웨덴에서 이번 순방 마지막 일정들을 마무리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국회가 ‘시계제로’인 것은 순방을 떠나기 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핵심 카드인 4차 남북정상회담은 기약없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심을 기다려야하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추진 과정에 힘을 더해줬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문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익일 세상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과 청와대 비서진 인사 등 순방을 마치자 마자 처리해야할 과제들을 마주해야 한다.

앞서 이 여사 별세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은 직후 “부디 영면하시고 (한국에)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이 여사를) 모셔주시기 바란다”며 “순방을 마치고 (이 여사를) 바로 뵙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귀국후 조속히 이 여사가 안장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조의를 표하는 날짜는 늦어도 17일 정도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국회상황과 관련해 강기정 정무수석 등에게 상세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등을 관철하는 상황에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자, 순방 전 여야 5당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해 설득해보려했으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회동형식에 대한 의견 차로 만남이 무산됐다. 문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동안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둘러싸고 국회·야당압박 여부 논란이 불거졌다. 추경안은 이날(16일) 기준 53일째 미처리 상태다.

일각에선 한국당을 제외한 임시국회 소집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회 정상화의 분수령은 이번 주말 여야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수석은 지난 14일 국회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나경원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달 말 즈음 청와대 비서진 인사도 실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 내년 총선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을 포함해 앞서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지부진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4차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전력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소원해진 남북·북미관계를 복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놓여왔다.

이번 순방에서도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 스웨덴 의회연설에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이 여사 별세 소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화 및 조전을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한 것 등을 청신호로 보고, 이번달 말 한미정상회담 전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전력을 쏟을 전망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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