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영(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8.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례정당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무소속) 의원과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시작으로 거론되던 비례정당이 당 지도부 차원에서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저녁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홍영표·김종민 등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만나 미래통합당에 맞서 비례정당을 창당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들의 회동을 취재한 이들은 우연히 같은 식당에 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미래통합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한 의미 자체를 완전히 처박아버리고 있다”며 “우리도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우리라고 왜 힘을 모을 세력이 없겠느냐”고 화두를 꺼냈다고 한다.

이어 “이해찬 대표가 아니면 우리 다섯 사람이 해야 한다. 누가 있겠나”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전 의원은 명분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왜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드는지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는 데 대해서는 윤 총장과 의견을 함께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이 연동형 비례제 의미를 완전히 깨부수고 있는데 그렇게 땀 빼가며 공들인 선거법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는 점을 앞세우면 된다”며 “명분이야 만들면 된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하지만 비례정당을 만든다고 나갔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아직 모른다. 겁먹을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비례정당 창당 외 외부세력과 연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왜 힘을 모을 세력이 없겠느냐”던 윤 총장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인영 원내대표는 “심상정(정의당 대표)은 안 된다. 정의당이나 민생당이랑 같이하는 순간 ×물에서 같이 뒹구는 것”이라 일축했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의원은 “애초에 선거법 자체를 이렇게 했으면 안됐다. 17석(병립형), 30석(연동형)도 안 되고, (연동)비율을 더 낮춰야 했다”고 말했다.

비례정당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은 지난해 선거법 협상에 참여했던 김종민 의원을 주축으로 비례정당 추진 방향 등을 세울 예정이다.

윤 총장은 “모두의 뜻이 모인 것으로 합의하고 한 번 잘해보자”고 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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