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바리카 원전 장기정비계약(LTMA)를 놓고 해외 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단독 수주’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서 당초 10~15년 장기 정비계약 단독 수주를 자신했던 한국수력원자력에 비상등이 켜졌다.

26일 산업통사자원부와 원전업계에 따르면 UAE 원전 운영사인 ‘나와’가 한국에 유리한 경쟁입찰 대신 입찰에 참여한 한국‧미국·영국 등 3개사에 하도급 형태로 물량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3개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나와가 원전 운영과 정비업무를 총괄하는 대신 전문성이 필요한 정비업무는 3개사에 하도급 형태로 나눠주게 된다.

이 같은 입찰 방식이 적용되면 정부의 장 15년간 3조원 규모 정비계약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며, 5년 50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컨소시엄(팀코리아)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한국 협상단은 현재 UAE 아부다비에 체류하며 나와 측이 제안하는 생로운 형태의 LTM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나와 측은 사업 총금액을 낮추는 동시에 각국 원전 운영·정비 분야의 노하우를 최대한 확보하려 한다”면서 “한국은 정비업무를 통으로 맡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나와 측이 입찰방식 변경을 계획하고 있어 수주금액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첫 수출형 원전인 UAE 바라카 원전의 LTMA는 향후 10~15년간 원전의 각종 정비를 책임지는 사업으로 총 사업금액은 최대 3조원에 달한다. 당초 나와 측은 팀코리아와 수의계약을 논의하다가 지난 2017년 돌연 경쟁입찰로 바꿨다.

이후 영국의 두산밥콕, 미국의 얼라이드파워가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편,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나와가 쪼개기 하도급 수의계약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발주처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현재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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