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 3개월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놓았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렌탈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해 회사 정상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문제는 자금 조달이었다. 앞서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1조 6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를 위해서 계획한 2조 가운데 80%를 차입으로 결정했다. 당초 웅진은 해당 인수금융 중에서 5000억원은 전환사채(CB) 등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자본에 가까운 형태로 조달하려고 했다.

CB는 추후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대신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 부담을 낮춘 자금 조달 수단이었다. 하지만 해당 CB에 대한 담보가 전혀 없다는 문제와 함께 웅진그룹이 향후 이자 지급 농력에 대한 의문이 커짐에 따라서 CB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그룹 계열사인 태양과 기업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새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되면서 자본 시장에서 요구하는 웅진그룹에 대한 이자 비용이 상승하게 됐다. 그룹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면서 이자 비용 증가 우려와 함께 향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로 인해서 웅진그룹은 인수한 지 3개월만에 코웨이를 포기하기로 했다. 매각을 결정한 웅진그룹은 지난주 후반 국내외 주요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입찰 안내문(티저레터)를 발송했으며, 매각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됐다.

웅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사업을 영위하던 웅진에너지가 예상치 못하게 감사의견을 받으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면서 “이로 인해 지주사인 (주)웅진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웨가 다시 매물로 나옴에 따라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 재무 사정상 회사가 매물로 나왔지만 웅진코웨이는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렌탈시장 강자인 LG와 롯데 CJ 등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외 PEF를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지난 2012년 코웨이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도 여러 대기업과 PEF, 중국 등 외국계 기업까지 인수 타진을 있었다.

웅진그룹이 그룹 재무 사정 악화로 코웨이 재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기업 가치는 6년 전에 비해서 더 높아졌다. 웅진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2조 7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을 기록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지분 27%가량을 2조원에 사들였다. 기업 가치를 약 8조원 가량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웅진코웨이 시가 총액은 6조원으로 단순 계산 시 지분 27%, 가치는 1조 6200억원이다. 여기에 더해 경영권 프리미엄 30%가 가산하면 2조 11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웅진그룹이 매각할 대 밑지고 팔 가능성이 낮다.

한편, 이번 재매각과 관련해 웅진코웨이 측은 “대주주인 웅진에서 당사를 재매각 추진하는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당사 임직원은 이번 이슈로 인해 고객님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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