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가운데, 최근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로또 아파트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지난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0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1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체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 가입자가 2506만 1226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5180여 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 2명 1명은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016년 1월 처음 2000만명을 넘어섰고, 2년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 24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이어 11개월만인 지난 7월에 25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통장 종류별로 살펴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2326만 8991명 ▲청약예금 109만 437명 ▲청약저축 49만9958명 ▲청약부금 20만1840명 순이다. 지난달 청약저축·예금·부금 가입자가 1만명 감소한 대신, 신규 가입이 가능한 주탁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9만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분양가상한제 적용시 유력시되는 서울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1만 9679명이 증가하면서 전달 대비해서 3배가량 증가했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는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이후 청약 요건이 까다로워짐에 따라서 증가폭이 감소했었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카드를 꺼내들면서 다시 가입자가 늘기 시작한 것이다.

또 올해 들면서 HUG가 분양 보증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강남 등 주요 지역의 고분양가 통제를 강화하면서 청약 당첨이 곧 시세 차익 보장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도 가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정부의 가점제, 청약 1순위 강화로 장기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진데다 분양가상한제로 청약 당첨에 따른 가격 만족도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청약을 통해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반분양 청약에 대한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과 달리, 주요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분양제상하제가 극소수의 당첨된 일반분양자들만 이득을 보는 로또분양이라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서 직격탄을 맞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등 강남권 등 주요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을 줄이고, 조합원 물량 평형수를 키우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른 피해를 의식해서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일반물량을 줄이는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로또 분양을 기대하던 예비청약자에게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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