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일본이 최근 투명 디스플레이를 공개하고 양산 시점까지 밝혔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서는 실제 상용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선보인 제품은 LCD(액정표시장치)인데도 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어드) 투명 디스플레이는 물론 심지어 유리보다 투과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한국에 밀리고 중국에 치이면서 글로벌 IT 업체들의 투자률 유치하기 위해서 몸값 띄우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DI는 지바현 마쿠하리멧세에서 열린 일본 최대 ‘LCD‧유기EL(OLED의 일본식 표현) 전시회’에서 LCD 기반 투명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유리처럼 투명한 상태로 있다가, 필요할 경우 디스플레이 화면을 작동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말한다.

JDI 투명 디스플레이의 기본적인 스펙을 살펴보면 ▲12.3형 ▲해상도 1440(가로)x540(세로) ▲1인치당 화소수 125ppi ▲최대색 4096으로 양상 시점은 내년으로 알려졌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87%(JDI 조사치)에 달하는 투과율을 강조하면서 ‘히노마루(일장기) 액정 연합의 부활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부의 이러한 기대와 달리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JDI의 발표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LCD 투명 디스플레이 투과율이 10% 수준임을 고려하면 JDI 제품은 지나치게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외부 인증기관의 평가가 아닌 자체 조사 결과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디스플레이 투과율이 40%, 일반 유리가 60~70%임을 고려하면 JDI제품에 신뢰성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설명이다. 2014년 세계최초로 18형 투명 OLED와 18형 플렉시블 OLED를 동시에 개발한 LG디스플레이는 현재 55형 투명 OLED까지 선보였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의 LCD패널 사업을 통합해 2012년 출범함 JDI는 최근들어 투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마이크로 LED 등 최신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내우외환에 빠진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몸값 부풀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봤다. JDI는 9월 말 현재 1016억엔(약 1조1130억3800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회계 담당 간부가 60억원대를 빼돌린 횡령사고도 최근 뒤늦게 드러나는 등 회생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JDI는 애플로부터 수차례 지원을 받은 바 있다”며 “그럼에도 2014년 상장 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실상 폐업 위기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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