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강남4구를 중심으로 급등세가 빠르게 진정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반해 경기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 지역은 풍선효과로 인해서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강남을 누르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도권 지역으로 집값 상승의 불씨가 옮겨붙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0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1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한 주간 0.02% 올라 지난주(0.03%)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지난해 8월 셋째주(0.02%) 이후 최근 5개월간 최저 상승률이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아파트 값은 0.03%나 하락해, 지난해 6월 둘째주(-0.01%) 이후 33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정부의 규제 폭탄을 맞은 강남4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지역의 급등세가 완전히 꺾이는 모양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강남4구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해 6월 둘재주 이후 33주만에 하락 전환했다”면서 “서울 주택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그동안 집값 상승을 견인한 15억원 초과 초고가주택 12‧16 대책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강남4구 중저가주택은 하락 전환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의 상황은 서울과 정반대다. 1월 넷째주 경기 아파트값은 0.20% 상승하면서 최근 1년 4개월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9‧13대책 발표 직전(0.21%·2018년 9월 둘째 주) 수준이다. 오름폭도 12‧16대책 이후 상승폭이 둔화되는 듯 하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 수인성 개통 등 교통호재를 발판 삼은 수원 지역이 전방위적으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통구(1.20%)와 권선구(1.09%)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1%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팔달구(0.84%)과 장안구(0.43%)도 큰 폭으로 올랐다.

또한 용인도 리모델링 등 호재가 있는 수지구(0.81%)와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있는 기흥구(0.52%)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광명도 0.26% 상승해 지난주(0.17%)에 비해서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비규제지역이나 규제 강도가 약한 경기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로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서 수도권 지역 미분양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미분양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은 6202가구로 전월(8315가구) 대비 25.4%(2113가구)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GTX, 신분당선 연장선, 수인선, 신안산선 등 교통 개발 호재가 있있던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풍선효과가 커지면서 투기세력에 의해 안정세를 찾아가는 서울 집값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정부도 풍선효과가 생기는지 예의 주시하면서 12‧16대책의 약발이 떨어질 경우 즉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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