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15일 오전 경기 화성시 해병대 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장순휘 정치학박사] ‘손자병법’ 제3편 모공(謀攻)에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라해 ‘지휘관과 부하가 같은 생각으로 적과 싸워야 전투에서 이기는 법‘이라는 것을 전승(戰勝)의 원칙으로 교훈했다.

그런데 북한의 무인도 5개 섬 대남군사전진기지화에 대해 국방부 장관과 야전부대 장군이 적정(敵情)에 관한 평가분석이 엄청나게 다른 것으로 들어나면서 이에 대한 정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만일 위협이라면 서울·인천·경기지역에 대한 북한군의 해상기습침투와 대규모 상륙공격접근로의 거점으로 안보에 치명적인 구멍이 형성된 것이 맞다.

지난 15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해병대사령부 및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했다. 이날 국감에서 함박도에 관련된 안보문제가 이슈로 취급됐다. 현재 함박도는 1개 소대규모의 북한군이 주둔하는 전진기지화됐다는 것을 재확인했고, 이에 대응한 군의 대비책을 물었다. 김정은은 지난 2014년 8월 서해 NLL 인근 무인도 5곳(갈도, 장재도, 무도, 아리도, 함박도)에 대한 군사기지화를 지시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극비리에 기지화사업이 추진됐다는 점을 군이 인정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사령부는 독자적으로 북한군의 무인도 5개 섬이 유사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요새화로 추진되면서 레이더와 감시장비 등을 배치한 것에 대해 군사적 위협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반면에 국방부는 ‘군사기지화’가 아니라고 과소평가한 점은 직무유기에 가까운 배임행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병대 사령부는 2017년 5월 당시 북한 군선박이 함박도에 접안했을 때 “유사시 초토화 할 수 있도록 해병 제2사단에서 화력계획을 세웠다”고 밝힘으로써 ‘함박도 초토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장관은 함박도의 북한군 시설에 대해 “북한 관할 지역으로 군사적으로 큰 위협이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해 왔다. 이처럼 위와 아래가 서로 안맞는다는 것부터가 우리 군 내부의 심각한 대적관의 차이를 노출한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무인도인 함박도를 두고 '영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인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에서 바라 본 함박도에 북한의 군 시설이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함박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약 700m에 위치해 북측 관할 도서인 것을 현장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전방의 지휘관은 적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며 전투를 준비하는데 후방의 국방부 장관은 “적의 위협이 안된다”는 헛소리를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군지휘체계 상 ‘결함(缺陷)현상’은 단순한 이견(異見)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정조사를 통해 엄중한 책임을 따져 보는 것이 마땅하다.

정상적인 군대라면 항재전장(恒在戰場)의 정신을 바탕으로 적의 기습공격을 가정해 전투준비를 하는 것이 아닌가? 군의 군사대비태세(軍事對備態勢)의 특징은 적에 의해 시도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다.

함박도의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다는 것은 함박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북한군의 모든 군사적 도발행위를 최종적으로 침투와 공격 및 기습으로 가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적의 입장에서 ‘설마’하는 식의 송양지인(宋襄之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은 함박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적의 도발에 대비해 “우발상황에 대비해 말도(末島)를 전체적으로 요새화했으며, 방호를 강화했고 병력도 추가 주둔시켰다”고 답변했고, “말도초소에 TOD(열영상감시장비)를 고정으로 지정해 감시하면서 (북한군선박의) 접안 활동을 실시간 보고할 수 있도록 지침을 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함박도에 (북한군이) 주둔하지 않았을 때는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감시장비와 레이더, 소대가 주둔하기 때문에 당연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비해 감시장비를 통한 관측 등 방호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역시 믿음직한 천하무적의 해병대 사령관답다. 반면에 국방부장관은 “군사시설이 노출돼있어 유사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위협을 무시하고 있다. 이것은 국방장관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해병대 사령관 이승도 중장은 안보위협의 적이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답했고, 서북도서 감시를 위한 별도 무인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더라도 확고하게 저희 사령부의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당당히 소임(所任)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그에게 국민들은 ‘이순신의 후예’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도 좋을 것이다. 서해 NLL전선이 이상 없는 최전선에 해병대가 있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장순휘 정치학박사 speconomy@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