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B 금융·개인정보 외장하드 확보하고도…협조 안 되는 수사-금융당국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5 10: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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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해 6월 하나은행 전산망에 악성 코드를 심으려다 붙잡힌 이모씨(42)의 외장하드에서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가 다량 저장된 것을 발견했다. [사진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지난해 한 시중은행을 해킹한 혐의로 붙잡힌 피의자의 압수물에서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된 정황이 발견됐다. 경찰은 금융데이터 분석을 위해 금융당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금융당국이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해 6월 하나은행 전산망에 악성 코드를 심으려다 붙잡힌 이모씨(42)의 외장하드에서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가 다량 저장된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압수한 1.5TB(테라바이트) 분량의 외장하드를 분석하던 중 신용·체크카드 정보와 은행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금융·개인 정보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씨가 ATM과 카드가맹점 포스단말기 등에 악성코드를 심은 후 해당 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가 실제로 불법적으로 유출된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 금융감독원 등에 공조를 요청한 상태지만, 해당 기관들이 민감한 정보가 담겼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한 경찰 관계자는 “유출 경위와 피해 범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3월 금융감독원에 데이터 분석을 의뢰했으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범행 경위를 계속 수사하는 동시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이미 3개월 전에 금융·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파악했지만, 금융당국의 비협조로 유출 정황과 피해 규모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데이터가 어느 정도 업권별로 분류해서 넘어와야 분석할 수 있는데, 개인정보가 다량 포함된 자료를 함부로 들여다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보안원을 통해 수사협조에 참여했던 카드사들도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떤 카드 정보가 탈취됐는지 파악하려면, 해당 카드사는 카드사 정보만 받으면 된다”면서 “타사 정보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사 정보까지 담겨있는데 거기서 자사 정보만 빼서 보는 건 신용정보 확산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카드사에서도 수차례 경찰과 금융당국에 분류 작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정보가 있는지 빨리 파악해서 후속조치를 해야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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