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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저축은행에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이 넘는 예금을 묶어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저축은행 사태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선 저축은행에 예금자보호 한도를 넘는 예금은 꺼리는 경향이 짙어졌으나, 저축은행 건전성이 대체적으로 좋아지는 추세인데다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한국은행 및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보유 5000만원 순초과예금은 전년 대비 약 1조원 늘어난 7조원을 기록했다. 1인당 예금보호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한 예금의 합계액인 순초과예금은 예컨대 예금액이 8000만원이라고 했을 때, 3000만원은 5000만원 순초과예금으로 분류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이번에 집계된 순초과예금은 저축은행 전체 예금액 약 57조원 가운데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500만원 순초과예금은 지난 2016년 말 4조5000억원에서 2017년 말 5조4000억원, 2018년 말 7조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보호받지 못하는 범위까지도 저축은행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축은행이 파산할 가능성이 낮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 등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9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자산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자기자본비율) 또한 14.89%로 규제 비율인 8%보다 높아 건전성도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은 고작 1%대의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데 비해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투자심리가 움직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월 기준 최근 1년간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21~2.72%로 고작 1%대에 불과한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 기세를 몰아 저축은행들이 연이어 특판 상품을 내놓으면서 예금자를 모은 것도 큰 영향을 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웰컴저축은행과 LG유플러스가 손을 잡고 지난달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12개월 정기적립식 적금은 최대 연 8%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지난 8일까지 2000개가 넘는 계좌가 계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시중은행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다소 불안한 감이 있어도 저축은행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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