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몇년 전까지만해도 기업들에겐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추앙받았던, 서울 시내 면세점이 기업들에게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11~14일 진행되는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절차에서 면세점 빅3(롯데, 신라, 신세계)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이번 입찰에서 서울 3곳과 광주 1곳, 인천 1곳, 충남 1곳 등 전국 6곳의 면세점 사업권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면세점 입찰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뜨뜨미지근하기만하다.

최근 몇년 사이에 서울 시내 면세점의 수가 기아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입찰 공고를 할 때까지만해도 롯데를 비롯한 신라, 신세계, sk, 한화, 두산, 현대백화점, 이랜드 등 쟁쟁한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선정된 기업을 두고 특혜 시비가 불이 붙으면서 2016년 4월 관세청이 4곳 사업권을 추가로 내줬다.

이렇게 되면서 서울시내 면세점은 2015년 당시 6개에서 현재 13개로 증가했다. 면세점들끼리의 추혈 경쟁이 치열해졌고, 결국 두산과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면세권을 접게됐다.

한국면세점 협회에 따르면 전체 면세점 매출은 2016년 12조 2757억원에서 지난해 18조 9602억원으로 5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상 그럴듯하지만 대부분 기업이 적자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 영업손실률은 2016년 0.8% 2017년 2.2%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의 경우에는 영업이익률 3.1%로 흑자전환했다. 중소ㆍ중견 면세점 영업손실률은 2016년 4.9%, 2017년 7.4%, 2018년 2.5%에 달했다.

업체마다 전체 고객의 80%에 이르는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을 유치하느라 송객수수료(고갹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내는 수수료)를 늘렷고, 올해 상반기 대기업 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6369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송객 수수료가 매출 최대 40%를 달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면세점 사업을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관광 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투자 활성화를 이유로 들면서 면세점 진입 장벽을 낮췄으며, 지난해 관세법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별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보다 20만명 이상 증가하거나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등 두 가지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신규 면세점을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는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 기준도 30만명이었는데 완화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