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세력 대결 국민으로 확산됐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과 연합해 “심각한 위기 상황이 현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면서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문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조 전 부사장이 핵심이 된 ‘반(反)조원태 연합’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서 조 회장을 몰아내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이다. 조 전 부사장 등 3자는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8.2%)이 보유한 의결권 지분은 총 31.98%로, 조 회장(6.52%)과 특수관계인(4.15%)을 합친 것(10.67%)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표 대결을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지분 5.31%)과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델타항공(10%), 국민연금(4.11%) 등 또 다른 대주주들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조 회장은 연임에 실패하고 그룹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경영에서 손 떼야 한다고 주장했던 KCGI와 조 전 부사장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들 연합은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해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고,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하는 주주 제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각자가 추천하는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조 전 부사장 등은 “우리 세 주주는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즉,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3자 연합군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서 조 회장은 힘겨운 경영권 방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통과되기 위해서는 3월 주총에서 적어도 40%에 가까운 지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 회장의 확실한 지분은 자신이 보유한
대한항공의 오랜 협력사로 1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델타항공과 지난달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 카카오를 우호 세력으로 간주해도 총 지분은
21.67%에 불과하다.

때문에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가 절실하다.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조 회장도 33.45% 지분을 확보하면서 3자 연합군을 앞서게 된다. 그러나 KCGI 등 반 조원태 진영에서도 델타항공 측과 접촉하고 있고, 이 고문과 조 전무 역시 조 회장 편에 설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 고문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화해를 요구하고 있으나,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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