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다음달 초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 2차 조사 결과에서 ESS화재원인은 ‘배터리 결함’이라는 답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업계는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SS 산업은 종합 시스템 산업이라 배터리 문제만 부각되기보다는 다각도로 화재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ESS 사고원인 2차 조사위원회는 내달 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추가 조사 및 검증 과정은 마무리한 상태로 안전 강화 대책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SS는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설비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이 전기를 생산할 수 없을 때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ESS 시장은 급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한국 역시 세계 ESS 산업 발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 ESS 장치 화재가 속속히 발생하면서 국내 ESS 생태계가 위기를 맞았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ESS 시장은 37.9% 증가가 전망되는 반면 한국 시장은 33.9%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월 정부는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를 꾸려 ESS 화재원인으로 몇 가지 요인을 지적하고 안전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5건의 화재가 발생해 ESS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다시 조사에 들어갔다. 내달 초 2차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SS는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등 부품업체와 운영·관리업체, 설치·시공업체 등 4~5개 사업자가 함께 만드는 종합시스템이다. ESS 특성상 배터리 뿐만 아니라 다각적이고 복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배터리 결함이 화재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될 경우, ESS산업 재개에 적신호가 걸리게 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조사대상인 5건의 ESS 화재 중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화재가 3건,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화재가 2건이다.

일각에서는 같은 배터리 제품을 설치한 해외 ESS 사이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유독 국내에서만 문제가 된 점도 규명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배터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기 보다는 운영방식과 설치환경 등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문제만 부각되는 것은 다소 아쉬운 판단”이라며 “납득이 갈만한 정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ESS 화재 사고 원인 결과가 발표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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