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국내 제조업의 업종 쏠림현상 방지와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의류와 식음료 등 저기술산업군에서의 연구개발(R&D)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술 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의류, 섬유 등 저기술 산업은 고용 비중이 생산 비중보다 낮으며, 해당 업종의 세계적 기업들은 국내 기업보다 활발한 R&D로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중 ‘전기 및 전자기기업’의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데, 고용 비중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산 비중과 고용 비중 간의 격차는 16.05%p(2017년 기준)로, 여타 선진국보다 폭이 크다.

영국의 경우 생산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의 생산과 고용비중의 격차는 1.77%p, 프랑스는 4.82%p, 이탈리아 1.9%p에 불과했다. 미국은 격차가 상당한 편이나 한국보단 적은 수준인 11.89%p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전체 제조업 중 생산비중이 낮은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은 고용 비중이 생산 비중보다 높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부담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수준이 높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그 생산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황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생산비중과 고용비중 간 격차는 제조업종별 생산과 고용의 쏠림정도(집중도)에서도 드러난다고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조업 업종별 생산 비중과 고용 비중의 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로 측정해 주요국과 비교했다. HHI 지수는 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 얼마나 고르게 생산과 고용비중이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HHI 값이 클수록 쏠림현상(집중도)이 심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석 결과 한국 제조업종별 생산 비중의 쏠림 정도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큰 편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원은 “특정 첨단산업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는 상당한 잠재적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이 생태계에 많은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저기술업종도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고 강조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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