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화웨이에 대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을 만나 ‘미국의 제재가 부당하다’면서 차질없는 부품 공급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하나둘씩 화웨이와 절연하면서, 한국 기업으로의 파장 확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화웨이 모바일사업부 임원은 지난 23~24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 제재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차질 없는 공급을 당부했다.

특히 화웨이 측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제재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으며 부당한 처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화웨이 ARM사의 공급 중간과 관련해 자체적인 대비를 완료하고 구글이 출시된 폰에 대해서는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지속 제공하기로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신제품에 대해선 독자 OS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제재가 영향을 미치겟지만 성장세에는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화웨이는 국내 기업들에게 주요한 고객사 중 하나로 꼽힌다. 화웨이가 국내 기업에게 구매한 부품 규모는 연간 106억 5000만 달러(약 12조 6000억원)에 달하며,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한국이 핵심 거래처이고,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주요 고객사인 것이다.

이에 삼성, SK하이닉스,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화웨이 사태에 따른 경영실적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중국과 미국 누구 하나의 손을 들어주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거래를 계속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 화웨이 동맹’에는 들어가지 못해 미국의 보복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미국의 제재에 동참할 경우에는 중국 시장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 사안은 국제정세와 함수괸계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를 비롯한 민간기업조차도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움 사안”이라며 “지금 정부가 취하고 있는 로우키(Low-key 억제된 행보)로 가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지 말라는 요청을 뭍밑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민간 기업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이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해달라는 것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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