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靑 지명인사 탈락시 어떤 처벌도 감수”…탈락 관계직원은 경질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4-22 10: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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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을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가 환경부 산하기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유력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중앙일보>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날 검찰은 청와대가 지난해 7월 지정한 한 인사가 환경공단 임원 공모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환경부가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질책을 받고 청와대에 제출한 경위서를 확보했다.

해당 경위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할 경우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지정했던 전직 언론사 간부 출신 박 모씨는 이후 환경부 산하기관과 GS건설 등이 공동출자한 민간회사 대표로 임명됐다.

환경공단은 박 씨가 탈락한 지 3일 만에 서류 합격자를 전원 탈락시키고 재공모를 통해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을 지낸 장준영을 이사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유성찬을 상임감사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청와대가 산하기관 임원으로 추천한 인사들이 박 씨를 제외하고는 전원 합격한 사실도 확인했다. 심지어 채용과정에서 대부분의 합격자들이 환경부와 산하기관으로부터 면접정보를 미리 얻는 특혜를 받은 것으로도 전해져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청와대 신미숙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박 씨 탈락에 때한 경위를 파악한 것은 맞지만 해당 문구가 담긴 경위서는 받지 않았다”며 “(산하기관 채용과정에서)청와대 추천자에게 특혜가 제공된 사실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환경부 공무원들 말 달라…그런 적 없어 vs 청와대가 요청

하지만 검찰 조사를 받은 환경부 전·현직 공무원들의 말은 신 비서관의 말과 상반된다.

이들은 박 씨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뒤 경위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수차례 문구수정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수준의 문구가 담긴 경위서는 청와대가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초 경위서에는 ‘일부 실수가 있었다. 잘 챙기겠다’ 정도였지만, 거듭되는 수정 요구에 ‘재발 시 어떤 처벌도 감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신 비서관에게 관련 경위서가 보고된 정황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당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공무원들로부터 “박 씨 탈락에 청와대가 단단히 화났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신 비서관에게 해명했다는 의혹도 가지고 있다. 신 비서관이 전화를 받지 않자, 안 전 차관이 직접 청와대를 방문해 신 비서관에게 해명을 시도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심지어 안 전 차관은 이 일이 있은 지 한 달 뒤에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공백’ 사유로 기각된 구속영장이 장애물

검찰은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이 해외출장 중 관련 경위서가 청와대에 보고됐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박 씨 탈락 한 달 뒤 관련 인사업무를 담당한 황 모 국장과 김 모 과장을 좌천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전 과장에게 좌천과정에서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또한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김 전 장관과 신 비서관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지난달 법원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공백’ 등을 사유로 거론하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 걸림돌이다.

또 검찰은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한 소환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김 전 장관과 신 비서관에 대한 신병처리, 조현옥 수석에 대한 소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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