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1,985.44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40일 만에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의 지분가치가 4조5000억 넘게 증발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 CXO연구소는 코로나19사태 이후 국내 1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33개 상장사 주식(우선주 포함)을 대상으로,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과 지난달 28일의 변동액을 조사한 결과다.
주식평가액은 총수가 보유한 보유 주식 수에 해당일 종가를 곱해 산출했다.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총수 미보유 주식 포함)의 주가 변동 현황도 별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국내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의 전 종목 주가는 평균 16% 떨어졌다.

10대 기업 중 ▲롯데쇼핑(-29.2%) ▲신세계(-23.6%)의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다.

CXO연구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통업체가 가장 큰 융탄폭격을 맞았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선·항공·화학 업종인 ▲한국조선해양(-19.1%) ▲대한항공(-16.9%), ▲한화(-15%) 등도 주가가 15% 하락했다. 건설 업종인 ▲GS건설(14.4%)도 크게 하락했다.

국내 핵심 산업인 전자업종 ▲삼성전자(-13.1%) ▲SK하이닉스(-12%) ▲LG전자(-15.2%) 세 곳의 주가도 10% 넘게 내려앉았다.

자동차업종인 ▲현대차(-2.5%)가 그나마 주가 하락률이 소폭에 그쳤다. 하지만 계열사인 ▲기아차(-12.9%)와 ▲현대모비스(-14.6%)는 10%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재산은 지난 1월 20일 기준 32조5650억원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27조 9727억원으로 40일 만에 4조5922억원(14.1%) 증발했다.

가장 많은 지분가치가 사라진 그룹 총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20일 당시 주식평가액이 19조2607억원에 달했지만,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지난달 28일에는 16조41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최태원 SK 회장은 3조1225억원에서 2조4929억원으로 6296억원(20.2%)이 증발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3조8544억원에서 3조4196억원으로 4346억원(11.3%) 증발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주식재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신 회장은 873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은 6511억원으로 25.5%(2224억원) 줄었다. 롯데쇼핑을 비롯한 롯데지주(23%) 역시 20% 이상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조원태 한진 회장만 주식재산이 60% 이상 불어나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의 주식 재산은 1천167억원에서 2천596억원으로 증가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칼 주가가 급증한 탓이다.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적 혼란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주식 시장에서도 업종에 상관없이 주가 폭락이라는 대형 폭풍을 몰고 왔다”며 “문제는 코로나19가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홍역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겪고 있어서 우리나라가 역량을 집중해 상반기 전에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더라도 여러 국가 등과의 수출 교역량 등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하반기 이후부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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