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미중무역 전쟁이 극에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최근 우리 정부에 ‘화웨이와 전쟁’에 동참하고 지지해줄 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자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두고 “이 통신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out)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해당매체를 통해 “미 정부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보안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며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과 더불어 그동안 보안문제가 불거진 화웨이에 대한 전면규제에 나선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에도 동참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미국 주요 동맹국 중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화웨이 배제’에 동조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매체에 따르면, 우리 외교부는 미국의 이 같은 우려에 “사기업의 의사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는데, 이는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장비 수입을 중단할 경우 관련 기업 피해액이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우리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를 강행할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외교부에 “화웨이 장비가 동아시아 지역에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힘써 달라”는 당부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면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당한 전례처럼 중국의 경제보복이 예상되는 반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시 한미동맹 균열 우려와 더불어 예상치 못한 피해들을 배제할 수 없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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