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 회동은 지난해 여야정 상설협의체 합의정신”
‘황교안 가이드라인’, 사실상 민주당에 백기투항 요구하는 것
이르면 다음 주부터 단독국회 고려될 수도…일단 보류, 다만 가능성 남겨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통합과 상생포럼 주최, '남북 민간 교류 현황과 교류 확대를 위한 과제' 주제로 열린 통합과 상생 포럼 조찬 간담회에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2019.06.05.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국회가 한 달 넘도록 파행을 빚으며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과 일대일 및 3당 교섭단체 회동을 거듭 요구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5일 이를 “황교안 대표의 무례함”이라 평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난해 여야정 상설 협의체 출범 당시의 합의정신인 5자 회동 문제를 독선적으로 파기하라는 요구와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달 31일 한국당 측에 여야5당 대표회동과 문 대통령-황 대표 일대일 회동 동시추진을 제안했지만 한국당은 일대일 회동과 교섭단체 3당 대표회동의 역제안을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협상과 관련해 “황교안 가이드라인이 문제라 생각한다”며 “패스트트랙 과정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너무 경직되게 반복해서 요구해고 있다. 이는 사실상 협상을 하지 않고 민주당에 역으로 백기투항 하라는 요구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 국회 소집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최후의 선택지일 뿐이고 지금은 3당 합의를 통해 국회 구성원 모두가 국회 정상화 과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협상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다시 패스트트랙 100%사과와 100%철회로 한국당 입장이 완강해지고 있고 거기에 황 대표의 경직된 가이드라인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중재노력을 언급하며 “하루 이틀 더 기다려 볼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구체적인 일정상 협상 마지노선에 대한 언급은 회피했다. 그동안 양당 협상 과정에서 절충점이 한 두 차례 있었던 만큼 합의정신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단독국회 소집에 대해 ‘최후의 선택지’라는 가능성을 남겨둔 점, 바른미래당의 중재를 하루 이틀 더 두고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한국당과의 협상이 이번 주 중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다음 주 부터 ‘불가피한 선택’을 본격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4일 있었던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원내대표가 원만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원내 협상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한국당이 계속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단독국회 소집도 검토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장 국회가 처리해야 할 문제로는 강원 산불과 경기 하방 리스크 등 대응을 위해 지난 4월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과 수천 건에 달하는 산적한 민생입법 처리,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이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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