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앉아있는 주행감각…방지턱도 편안하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닛산은 2019년, 올해 제법 많은 차량을 새로 출시하고 있다. 최근 출시를 앞둔 알티마까지 포함하면 3대(1월 엑스트레일, 3월 리프)나 된다. 작년에 신차 발표가 전무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단단히 반격태세를 취한 셈이다.

이 중에서도 엑스트레일은 닛산코리아의 새로 맞은 2019년을 열어젖힌 차다. 사실 작년인 2018년은 닛산의 ‘한국진출 10주년’이었다 회사차원에서 재도약을 외쳤지만 작년 한 해 이렇다 할 신차 없이 조용히 보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엑스트레일은 닛산의 한국진출 10주년에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해 줄 선발투수였다. 한 해의 판매량을 계산하는 회계연도는 이듬해 3월까지이므로 닛산은 이 사이에 엑스트레일과 전기차 리프를 각각 1월과 3월 출시해 한국진출 10주년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자 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2018년 10주년에 유종의 미를 더하는 동시에 2019년의 첫 포문을 연, 전략적 선봉장의 위치를 차지한 엑스트레일은 어떤 차량일까. 시승 전부터 기대감이 앞섰다.


‘개선된 CVT’ 성능과 ‘직관적인 4륜구동’시스템
첨단전장장비와 디테일 보다 ‘편안함과 실용성’

엑스트레일은 2017년 닛산의 최신 패밀리 룩을 반영한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작년 10월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첫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600만 대를 뛰어넘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SUV에 등극하기도 했다. 한국닛산은 판매량에서부터 자신 있는 모델을 올해 첫 선봉장으로 꼽은 셈이다.

출시 초기에는 오프로드를 위한 다목적용 아웃도어 컨셉의 SUV가 아이덴티티였으나, 세대를 거듭하며 도심과 교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성격의 차로 변모했다. 실제로 이 차의 미덕은 실용성으로 느껴진다.

우선 공간적인 부분이 매력이다. 엑스트레일은 컴팩트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사이즈만 놓고 보면 중형 SUV인 싼타페의 크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 단계 아래인 투싼 보다는 상당히 길다. 

이러한 사이즈는 닛산과 동맹관계인 르노의 QM6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데서 오는 크기다.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얼라이언스가 중요한 이유는, 르노의 부산공장이 계약 만료기간인 오는 9월까지 위탁생산하고 있는 ‘닛산 로그’가 바로 이 엑스트레일의 북미출시버전 이름이기 때문이다.

국내명 엑스트레일은 유럽 출시명이다. 차량 생산지는 로그처럼 국내생산이 아니라 일본 큐슈공장이다.

유럽에서는 7인승 차량으로도 판매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5인승만 판매되고 있다. 다만, 7인승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2열의 시트 폴딩이나 리클라이닝 기능 등에서는 특유의 특징이 도드라지기도 한다.

CVT 이제는 좋다 말할 수 있다?

엔진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검증 받은 2.5리터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며 무단변속기(CVT)와 조합됐다. 이 CVT는 D-Step 로직을 적용한 차세대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라는 데 확실히 초반가속, RPM변환 문제 등 CVT가 갖는 본질적인 문제가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것이 체감되는 수준이었다.

최고출력은 172마력, 최대토크는 24.2kg.m다. 연비(복합연비 기준)는 2WD기준 11.1km/L 와 4WD기준 10.6 km/L다. 출력이 우수한 편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가솔린 엔진의 연비 치고는 준수한 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4 g/km 및 162 g/km로 저공해 3종 차량 인증을 획득했다.

엔진 얘기를 하다보면 곧장 연상되는 것이 소음 문제다. 이번 엑스트레일은 차량 구조 내 흡음재, 댐핑 소재를 장착하고 바닥 및 차체, 씰 및 뒷문 유리 등의 두께를 기존 대비 최대 33퍼센트까지 강화해 소음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개선이 이뤄진 것은 맞지만 차량 자체가 정숙한 성향은 아니다.

엑스트레일의 트림은 총 3가지로 ▲2.5 2WD 스마트 3,460만원, ▲2.5 4WD 3,750만원, ▲2.5 4WD 테크 4,120만원이다. 우리팀의 시승차량은 테크 모델이다.(개별소비세 반영분).

인상은 강하지만 크고 단순한 외관…실용주의 인상?

전면부는 2015 맥시마 이후 적용된 패밀리 룩에 따라 시그니처 요소인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풀 LED 헤드램프가 시선을 끈다. 그릴 하단에는 블랙하이그로시 재질이 그릴 모양을 따라 굵게 처리 돼 있어 음영이 강조된다.

측면부는 좋게 말해 군더더기가 없다. 크롬 사이드실 몰딩과 차체 상단의 루프레일 정도가 장식이라 할 만 하다. 테크 트림에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후면부의 범퍼 역시 간결한 크롬 디테일이 적용됐다. 테일램프는 헤드램프와 동일하게 부메랑 형태의 풀 LED가 적용됐는데 앞과 뒤에서 주는 이미지가 거의 동일한 느낌으로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외관적 특징을 꼽으라면 전반적으로 모든 장식과 장치가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디테일함을 강조하는 최신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다만 이 차가 실용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잘 어울리는 외관이라고 생각된다.

화려함보다는 직관적 편의성…간결한 인테리어

내부 인테리어 역시 화려함 보다는 직관적인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엑스트레일의 계기판은 아날로그 식이며, 중앙에는 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적당한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며 가장 유용한 것은 앞서 언급한 구동계의 밸런스 변화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다.

조작버튼들은 대체적으로 큼직해 시인성도 좋고 누르기도 쉽다. 다만, 열선이나, AWD 락, 스포츠 에코 모드 전환 등은 자주 사용해야 하는 버튼들임에도 손이 닿기 어렵게 핸들 아래 깊숙이 위치해 있다는 점은 아쉽다.

센터페시아의 네비게이션 역시 직관성은 우수하다 디스플레이 자체는 8인치로 평범한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주요 기능이 들어간 버튼을 주변부에 빼뒀고 큼직큼직해 조작성이 좋다. 다만, 디스플레이 자체의 조작성은 전자식이 아니라 감압식인 만큼 터치를 활용한 기능이 다소 제한적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엑스트레일은 전자기기 적인 조작성은 부분부분 다소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만면 물리적인 형태의 편의성은 제공량이 여타 차량에 비해 많은 편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선바이저가 슬라이딩 가능하다는 점이 그렇다. 간단한 기능이지만 적용되는 차량은 많지 않다.

인테리어 요소 중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이라면 D컷 스티어링 휠이다. 보통 스포티한 움직임을 보이는 차량에 적용되는 핸들 형태인데, 기본적으로 무릎 공간을 넓혀주는 장점이 있다.

기어 시프트 노브 부분에는 가죽소재가, 글러브 박스 위의 인테리어 트림에는 인조 가죽 마감이 적용됐다. 별다른 장식이 많이 없는 형태지만 가죽소재의 질감이나 박음질의 마감형태는 상당히 질이 좋다. 다만, 우리가 시승한 차량은 색상이 짙은 네이비색이라 소재의 질감 수준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부분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다른 마감재들과 시각적인 구분이 어려웠던 탓이다. 엑스트레일에는 베이지색의 가죽소재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시각적으로도 보다 체감이 쉬울 것이라 생각된다.

엑스트레일은 운전석의 편의성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 느낌이 물씬 풍긴다. 운전자의 무릎공간을 배려하는 D컷 스티어링 휠 외에도 하차 시 운전석이 자동으로 뒤로 밀려났다가 시동을 걸면 저장된 시트형태로 돌아오는 점 등이 그렇다. 후열에는 없는 열선도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있고 오토에어컨 시스템도 1열에서만 조정 및 사용할 수 있다.

조수석도 시트의 구체적인 성능까지 고려하면 운전석과는 편의성 차이가 다소 크다. 운전석의 시트는 레버로 작동하게 돼 있다. 이에 반해 운전석은 6방향 파워 시트와 운전자의 착좌형태를 기억하는 메모리 시스템이 있는 것은 물론 2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럼버 서포트 기능도 갖추고 있다.

장거리 운전 등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배려한 셈이다. 스티어링휠의 조작감이 가볍고 시트가 푹신하게 느껴지는 점도 이같은 구성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트는 단단한 느낌이 전혀 없으면서도 코너링 시의 바디롤 제어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사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시트가 바디롤을 잡아준다는 느낌 보다는 서스펜션 자체가 바디롤을 크게 일으키지 않는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다.

2열은 에어컨 등의 기능조작을 전혀 할 수 없는 등 편의장비의 활용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시트의 조작 활용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2열 시트는 슬라이딩 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탑재했다. 4분할 폴딩도 가능하다. 2열 좌석이 이처럼 많은 기능을 갖기는 쉽지 않다. 이 차가 해외사양으로는 7인승 버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7인승차량의 경우 3열까지 있기 때문에 2열의 배치를 조정할 일이 많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2열의 암레스트가 통째로 제켜진다. 이 때문에 트렁크 방향에서 2열 좌석을 바라볼 때 컵홀더가 뒷면에 박혀있는 듯한 재미난 모양을 볼 수 있다. 암레스트를 내리면 트렁크공간과 연결되는 셈이다. 승객의 편의성을 생각할 때는 짐칸과 확실한 경계가 없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다만, 2열에서 트렁크의 짐을 즉각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용이할 수도 있어 차주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또 2열의 특징적인 부분이라면 시트포지션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슬라이딩기능을 넣으면서 레일이 시트 밑에 적용된 영향이다. 시야의 폭이 넓어지는 것과, 센터터널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지는 것은 장점이지만 승차감 부분에서는 다소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

편의성 측면에서 앞 열에서 뒷 열까지 이어지는 파워 파노라마 선루프가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이라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앞열과 후열 모두 암레스트 부분이 푹신푹신하다는 점도 장거리 운전에서의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어버튼 등에도 특별한 장식과 무늬가 전혀 없는 등 디자인적으로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차량의 뒷문이 넓은 각도로 열린다는 것도 실용적인 측면에서 포인트를 따는 요인이다. 개폐 각도가 최대 77도다.

트렁크 공간은 전 좌석을 앉은 상태로 놓을 경우 565리터, 좌석들을 모두 접을 경우 1,996리활용할 수 있다. 넓은 공간도 장점이지만 트렁크 선반을 다양하게 각도조절 가능하다는 점도 물리적인 형태의 편의성은 상당하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블록놀이를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모양으로 내부공간을 나눌 수 있다.

뒷열시트의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활용하면 짐이 많을 때는 승차감을 포기하고 물건을 더 많이 싣는 선택도 가능하다.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도 적용됐다. 여타 브랜드 대비 인식률은 보통정도의 수준이다.

다양한 주행 안전 기술…개입은 크지 않아

엑스트레일에는 안전장치가 굉장히 많이 적용됐다. 다만,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차간거리제어시스템 등 자율주행과 관련한 모드 등에선 시스템이 여타 브랜드 대비 개입하는 수준이 크지 않아 편의성을 크게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적용된 주요 안전장치들은 아래와 같다.

▲인텔리전트 트래이스 컨트롤 (Intelligent Trace Control): 코너 주행 시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코너에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지원.

인텔리전트 차간 거리 제어(Intelligent Distance Control): 앞쪽 범퍼에 설치된 레이더를 통해 앞차와의 거리와 상대 속도를 계산, 적당한 거리를 유지.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Intelligent Emergency Braking): 내장된 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전방을 모니터링하고 앞 차와 간격 유지 및 충돌 방지를 위해 3단계에 걸쳐 경고 시스템을 작동.

이 외에 ▲인텔리전트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이 있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최상위 트림인 테크에만 적용된다.

주목할만한 기능으로는 4WD 모델들에 적용되는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Intelligent 4x4)’을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Auto 모드가 적용되며, 평소에는 앞축에 토크를 100% 전달하는 형태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최적의 토크 밸런스를 계산하고 바퀴에 자동으로 배분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기 싫다면, 4WD Lock 모드를 사용하면 된다. 이 경우 앞축과 뒤축의 토크 배분을 각각 50%로 고정된다.

급격한 코너를 돌 때나 언덕을 올라가는 상황에서 후륜 쪽으로 토크가 배분되는 느낌은 상당히 우수하다. 특히 언덕 주행 시에 느껴지는 안정감이 크게 체감됐다.

그래서 엑스트레일은 어떤 차?


엑스트레일은 초기 론칭과정에서 힙합 뮤지션들을 다수 기용하고, 메인 광고모델로 사이먼 디를 선택하는 등 젊은 층을 타게팅으로 한 마케팅을 많이한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소 강한 인상을 풍기는 엑스트레일의 외관과 어울려 시승 전까지는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성향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물론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편안함을 좋아하는 힙합뮤지션의 이미지를 생각해본다면 소위 말하는 ‘힙한 감성’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시승에서 느껴지는 것은 디테일한 멋과 다양한 최신편의장비 보다는 실질적인 편안함과 활용성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지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만 봐도 이 차는 멋 보다는 실용성이 강조된 차량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에 비해 장거리 운전이 요구되는 상황이 많고, 먼 거리를 자주 이동하기는 부담스러우니 짐도 한 번에 많이 실어야 하는 미국스타일의 환경에 최적화 된 차량이라는 얘기다.

언덕이나 자갈밭 등 거친 노면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주고 코너 등에서도 우수한 바디롤 제어 성능을 보이는 등 국내에서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일상생활이나,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차량이 아닐까 한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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