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이서현 자매’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하게 챙긴 재산 ‘4조 5000억원’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삼성가의 자매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삼성재단 이사장이 최근 사익편취 구설수에 휘말렸다. 두 자매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부당한 방법을 통해서 챙긴 약 자산이 4조 5000억원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두 자매가 편법을 통해 늘린 돈은 각각 2조 2405억원으로, 만원 단위까지 완전히 일치했다. 때문에 두 자매가 물려받은 주식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 사장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오너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 측은 삼성그룹 오너일가를 둘러싼 논란을 낱낱이 파헤쳐보기로 했다. 


두 자매 편취한 재산규모합치면 현대차 뛰어넘어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해서 평균 300배의 수익 올려 

지난 8일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사익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첫째딸인 이부진 사장과 둘째딸인 이서현 이사장이 편법을 동원해 불린 사익편취 규모는 2조 2405억 9700만원으로 드러났다.


눈여겨 볼 점은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금액이 만원단위까지 완전히 똑같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두 자매가 편취한 재산규모를 합치면 총 4조 4811억 9400만원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제치고 4위에 오르게 된다.  

수익률면에서 봐도 이들 자매는 3만 4524%로 천문학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64억원을 9000만원을 들여 2조 2405억원으로 부풀린 것이다. 현재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 계열사 지분은 삼성물산이 5.51%와 삼성 SDS 3.90%다.  

 

삼성물산 지분가치가 1조1032억원, 삼성SDS는 6158억원으로 합하면 1조719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배당과 기타수입 등을 합하면 2조원이 넘긴다.  

 

이들이 이처럼 부를 축척할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일까?  

 

액면분할과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인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저가로 매입하고,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해당 계열사의 몸집을 키우고 상장시키는 방법으로 수조원을 챙겼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 SDS와 제일모직 주식을 평균 1000원대에 사들여서 평균 300배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이들의 제일모직 지분 8.4%는 삼성물산 지분 5.51%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삼성물산과 삼성SDS에서 각각 269억 5100만원으로 배당을 받았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

이런 가운데 최근 이 사장은 프로포폴 투약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뉴스타파>는 이 사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회과에서 마약류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H성형외과에서 근무했던 간호조무사 A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 사장이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이상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6년 9월경 원장과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혼자 남아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과정을 지켜봤다고 털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 부사장이 프로포폴을 더 주사해 달라고 요구했고,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 병원의 원장인 유모씨와도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A씨는 H성형외과가 이부진 관련 진료 투약 기록을 작성하지 않았고, 프로포폴 장부를 허위로 조작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H성형외과는 환자 차트나 예약 기록 등에 이부진 사장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 프로포폴 투여 날짜와 용량 등을 기재하는 ‘장부’는 다른 환자들에게 투여한 양을 허위로 기재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부진 사장은 일반 환자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았다”면서 “일반 환자들이 거치는 일반적인 예약 절치를 거치지 않고 원장과 직거래를 하는 식으로 H성형외과를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일명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강해, 지난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지난 2013년에는 일부 연예인들이 상습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때문에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호텔신라 측은 “2016년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플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자세히 기억나지 않으나 수차례 정도)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과 관련해 경찰 ‘내사 착수’

보도 직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강남경찰서, 강남보건소 측은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서 H성형외과를 방문해 현장 실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첫날인 21일 경찰은 아직 내사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병원 관리 권한이 있는 보건소와 함께 해당 병원을 찾았으며, 현장에서 마약류 반임과 출입 내용을 담은 서류 열람했다. 당초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3시간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병원 측이 마약류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보건소 요구에 이견을 보이면서 늦게까지 이어졌다.  

 

실태 점검의 경우 압수수색 영장에 의한 강제 수사 절차가 아닌 만큼 서류를 강제로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22일에도 H성형외과를 방문해 자료 확보를 위한 현장 점검을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병원 측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제보자도 접촉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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