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결정으로 한국의 수출도 8억7000달러(약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2일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영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38.9%로 대만 다음으로 높아 미중간 무역분쟁 확대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대중 무역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79%에 달해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높은 관세로 중국 중간재 수요가 줄어들면서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은 0.10% 감소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어 간접적 효과로 중국의 성장둔화에 따라 대세계 수출이 0.04% 줄어드는 것 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이번 미국 조치로 인한 수출 감소분은 0.14%(8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무협은 "미중 무역분쟁의 간접적 영향까지 감안할 경우 수출 감소분은 8.7억달러보다 더 클 수 있다"며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로 인한 관세의 직접적 영향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지연, 금융시장 불안, 유가하락과 같은 간접적 영향까지 감안하면 앞서 추정한 결과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전자부품, 철강제품, 화학제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기기, 철강, 화학 등의 품목에 영향이 클 것으로 추측된다..

무협은 향후 미·중 무역분쟁은 무역 불균형 해소라는 방향과 함께 구조적 이슈가 포함된 패권경쟁이라는 2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협은 "미·중 무역협상의 목표가 단기적 무역 불균형 해소에 있다면 양국은 모두가 유리해지는 절충안을 선택해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패권 유지를 위해 구조적 이슈까지 해소하는 데 있을 경우 미국은 세계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중국과 '강대강' 대치로 무역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을 기해 2000억 달러 규모의 5745개 대중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다만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 이전에 선적된 물량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중국을 출발한 화물선이 미 본토에 도착하는 이달 말 전에 합의에 이를 경우 관세인상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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