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 2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 발언해 당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던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의 영웅 조작설이 13일 제기됐다.

이날 MBC 탐사기획 방송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000년 6월 27일 전방수색부대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정찰 도중 지뢰를 밟은 후임 대대장을 구하려다 자신도 지뢰를 밟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대대장인 설동섭 중령이 지뢰를 밟고 쓰러지자 병사들에게 ‘위험하니 내가 간다’며 홀로 설 중령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지뢰를 밟았고, 이로 인해 다리를 잃어 혼자 힘으로 지뢰밭에서 기어 나왔다는 것이다.

당시 군은 이종명 대대장의 활약상을 담은 ‘위험하니 내가 간다’라는 군가까지 배포하고, 뮤지컬로 제작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활약으로 인해 육군의 영웅이 된 이 대대장은 이후 새누리당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스트레이트’는 군 내부에서 사고 초기부터 이 의원이 영웅이 아닌 징계 대상이라는 이견이 흘러나왔다. 그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자 ‘해도 너무한다’는 말까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시도 아닌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사고를 일으켜 전후임 대대장이 동시에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로 인한 제대로 된 군 조사와 책임 추궁이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군 조사보고서에도 이 대대장은 후임 대대장 등을 이끌고 수색로를 이탈해 지뢰밭으로 들어가 규정을 어겨가며 위험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적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내부고발에 따르면 이 대대장은 또 더덕을 캐거나 기념 촬영 등을 위해 각종 규정을 위반하면서 위험지대인 지뢰밭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져 그가 왜 위험천만한 지역으로 자초해 들어갔는지 그 이유에 대한 무성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전해졌다.

심지어 ‘스트레이트’의 취재 결과, 당시 이 대대장의 활약상에 대한 미담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이후 이 대대장이 규정을 어겼다는 육군본부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이미 나간 기사를 뒤집을 수 없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종명이라는 영웅이 등장하며 갖가지 사고로 신뢰성을 잃어가던 군은 일거에 위기를 극복했고, 사고가 발생한 수색대대 총 지휘관이던 송영근 1사단장은 문책을 피하고 오히려 기무사령관으로 승승장구하며 역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이 되기도 했다.

전 헌병 고위 관계자는 이종명 의원은 영웅이 아니라 명백한 징계대상이라 지적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기에 앞서 지난 2015년 4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지역은 내가 제일 잘 알았다. 나 살겠다고 부하 장병 보냈다가는 그들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며 “(지뢰를 밟고)쓰러져 있는데 소대장과 장병들이 막 달려오는 게 보여 ‘들어오지 마라’고 소리쳤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부하들이)한 발짝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내가 나가겠다’고 하고 총을 끌어안고 포복자세로 기어 나왔다”고 부연했다.

<사진출처=MBC방송 스트레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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