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24.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3일 위성정당 창당 주장에 대해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선거법 취지를 훼손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는 것이 이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비례민주당 같은 당을 창당한다는 논의를 최고위에서 한 적이 없다”며 “창당하지 않는다는 방향에서 변한 게 없다”고 부연했다.

최근 민주당 측에서는 위성정당 창당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세력이 먼저 위성정당 창당을 완료하고 통합 절차까지 부분적으로 마치며 단일대오를 형성하자 당내에서 위기의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로을 출마를 준비 중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실장은 지난 21일 “비상한 상황이 벌어지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고, 지난해 목포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무소속) 의원도 20일 민주당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한 바 있다.

손 의원의 경우 이 정당이 ‘민주시민을 위한 비례정당’이라 밝혔지만 사실상 비례대표만을 노리는 위성정당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 묵인 하에 친문 핵심 지지층으로 구성된 정당이 만들어지면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친문 성향 지지자들은 꼼수라는 말을 듣더라도 위성정당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내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 대통령 탄핵까지 주장하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대패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위험해질 수 있어 눈치 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고 한다. 윤 전 실장과 손 의원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민주당 위성정당을 섣불리 만들 경우, 오히려 표만 갉아먹는 민폐만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정당으로서는 호재인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정말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 현역 의원들이 부족한 위성정당으로서는 선순위 기호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민주당이 정당투표 용지 상위성정당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후보를 한 명도 내지 않아야 한다.

한 명의 비례대표 후보라도 낼 경우 현재 최다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기호1번’으로 용지에 기록된다. 이 때문에 섣불리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후보를 낼 경우 오히려 유권자들에 혼란을 일으켜 표심만 분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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