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해결 방안 모색 차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는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위험이 있으며 기업의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일 무디스가 발표한 '신용등급 전망(Credit Outlook)'에는 이같은 분석을 담은 내용이 실렸다.

지난 4일 일부 정부는 한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들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은 사용 목적과 방법을 적은 서류 등을 적어 개별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한국 제조업체들은 일본 생산자들에게 투입 재료를 많이 의존하고 있기에 일본산과 비슷한 품질의 소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한국 기업들의 생산이나 판매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반도체 소재 주요 수입국일 뿐더러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패널 주요 공급국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본이 한국으로의 수출을 실질적으로 막게 된다면 "혼란(disruption)이 더욱 심각하고 길어질 것(more serious and prolonged)"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기업들이 수출이 제한된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제조 업체들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영향이 세계 경제 전체에도 악역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가 시장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DRAMeXchange)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디램 시장에서 각각 73%, 4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무디스는 "재료 공급 차질은 일본 기업을 포함한 세계 공급망과 기술·전자 회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디스가 발표한 '연례 신용분석보고서'(Annual Credit Analysis)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세 번째로 높은 'Aa2'로 2015년 12월부터 4년 가까이 유지됐다.

한국은 경제와 제도, 재정적 측면 모두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와 최근 불거진 일본과의 갈등이 위험 요소로 언급됐다.

무디스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논쟁을 계기로 일본은 한국에 대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필수 요소 수출을 제한했다”며 “이는 현재의 경제 성장 둔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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