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하반기 VCM…비대면 3원 화상 중계로 실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 나올 듯…독한 주문 전망도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롯데그룹의 하반기 포스코로나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14일 개최된다.

 

롯데는 매년 상하반기 2회씩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그룹 내 4개 사업 부문(BU) 계열사 대표 등 롯데 고위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해 회의를 진행해왔다. 상반기 VCM은 그룹의 새해 목표와 성장 전략을,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 현안과 중장기 전략을 각각 공유한다.

 

당초 VCM은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BU별로 하루씩 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한 뒤 마지막 날 최종 보고까지 더해 5일 동안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루로 단축해 비대면 생중계로 변경해 진행된다. 신 회장 주재로 서울 잠실과 소공동, 양평동 등 3곳을 중심으로 모인 뒤 화상으로 연결하는 3원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포스트 코로나대응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발굴과 전략적 투자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룹 내 혁신을 가속화시킬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한 독한 주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VCM 방식의 변화에서 보듯 신 회장은 근무환경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롯데의 주력사업도 비대면·디지털 등의 산업환경 변화와 맞물려 유연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제조업으로 시작한 그룹이 가진 수직적 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신 회장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공장에 방문해 디지털 전환(DT)이 더욱 가속화되고, 그 범위도 확대될 것이라며 코로나에 따른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도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각 실장, 4BU장이 참석한 임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역사적인 전환점에 와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대응을 위한 새로운 마음가짐과 성장동력 발굴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미 올 초 열린 상반기 VCM에서는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변신을 강조하며 근무 환경을 혁신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3~4월 일본에 체류하던 동안에 화상회의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롯데지주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호텔롯데 등에 주 1일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하반기부터는 더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도심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대신 원격 근무나 주거지 인근에 마련된 IT 사무실에서 일하는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본부는 직원 전원이 직책 대신 영어 이름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 신 회장은 유연한 DNA’를 조직에 심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임원들과의 주간회의에서 껌을 씹으며회의를 주재했다. 평소 임직원에게 경어를 사용하며 예의를 갖췄던 신 회장으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다. 그룹의 모태인 껌 시장 활성화와 저작 활동을 통한 집중력 향상,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 형성 등 13조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이 이처럼 행동으로 근무환경 혁신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VCM에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게임 체인저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