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장순휘 정치학박사]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인간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물들도 나름대로 각종 신호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인간처럼 ‘욕(辱)’도 한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욕은 ‘욕설(辱說)’의 준말로서 “남을 저주하거나 욕되게 하는 말”로 정의돼있다.

욕(辱)은 인간사회에서 모욕스럽거나 점잖지 않다고 여겨지는 말이며, 상대방을 모욕하는 비도덕적인 행동이다. 공공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욕설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욕은 ‘언어폭력’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인간이 쓰는 말 중에 가장 안 좋은 의사표현인 것이다.

그 욕설의 해당자에게는 치욕적인 일로서 분노와 충돌의 원인이 되기도 해,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결정적인 단초가 된다. 그래서 욕을 사용할 때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생각을 하고 책임을 져야한다. 우리 형법 제311조(모욕)에서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해 함부로 욕설을 못하게 금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욕을 하는 이유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25.7%가 습관적으로 하고, 18.2%가 남들도 하니까, 17%가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8.2%가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 그리고 4.6%가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을 크게 두 가지로 보면, 첫째는 자신의 응어리진 감정을 승화시키려는 것(60.9%)과 둘째는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알리려는 것(12.8%)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둘째의 경우에는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 ‘누군가를 비웃기위해서’라는 공격적 충동심리의 무례한 언행이라는 점에서 작금의 북한의 욕지거리는 겁먹은 개가 달에 비추인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짖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욕지거리에 무대응으로 나간다면 기고만장해 더 날뛸 것이기에 강력한 항의와 시정요구를 해야 한다. ‘개버릇 남 주나’라는 속담도 있지만 개버릇 남 주도록 단단히 항의해야 한다. 지난 11일 북한의 권정근 외교국장이라는 자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칭하여 ‘남조선 당국자’로 비하하고 심지어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 ‘똥을 꼿꼿하게 싸서’,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이라고 했는가 하면, 한미연합연습을 ‘똥’으로 묘사했다.

우리 군에 대해서는 ‘사거리 판정도 못해 쩔쩔매며...허우적거리는 꼴’로 모욕을 주고, 청와대를 ‘겁먹은 개’라고 조롱하는 등 참 기가 막힌 막말폭탄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12일에는 노동신문에 야당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미친 개’라고 욕설을 퍼부었는가 하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 대하여 “광복절과 인연이 없는 망발을 늘어놓은 것”이라며 폄훼하는 등 참기에는 도를 넘어버린 짓을 했다.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경제구상’에 대해서도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노릇”이라는 표현으로 조롱을 하고, “북쪽에서 사냥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라는 등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의 언어폭력도발을 저지른 깡패집단이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제 탈북민들에 따르면 이런 욕설이 김여정의 ‘선전선동부’ 작품이라니 웃기는 집구석이다. 이런 일에 소위 국가급 기관이 나서서 공작을 하고 있다니...

어쩌다 남북관계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를 따지기 전에 욕설을 당해야할 이유가 없다면 정부가 나서서 북한당국에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받는 것이 주권국가의 당연한 자세다. 과거 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북한군이 저지른 도끼만행사건때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화가 나서 북한에 대한 응징을 언급하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김일성을 ‘미친개’에 비유한 적이 있었다.

이때 박 대통령의 분노에 겁먹은 김일성이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fact)이다. 공산주의자는 강한 자에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척하는 비겁한 자들로 두려워말고, 대한민국의 강한 대응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욕이라는 것은 다른 언어들보다 4배가 강하게 기억되며, 분노, 공포, 치욕 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해 ‘이성의 뇌’활동을 막는다고 연구돼있다. 따라서 북한이 문대통령과 우리 국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욕을 하고, 조롱을 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뇌횔동에 상처를 입히는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다. 욕은 자극적이기 때문에 욕을 듣고도 분노하지 않으면 더 심한 욕을 들어야 반응하는 심각한 ‘해독성’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못된 욕지거리를 그냥 침묵으로 넘어가는 것은 가장 잘못된 대응방식이다.

반드시 북한 당국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외교경로를 통해 사과를 요구하고, 정식으로 항의하는 것이 맞다. 도대체 왜 우리 정부가 욕을 가만히 먹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국민적인 자괴감과 울분의 해소와 국민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주기 바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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