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이 일본에 있나”…선택적 분노조절장애에 걸린 ‘대한文국’

신교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3 1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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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日에겐 연속 초치, 中엔 유감·우려 표명
박능후 가라사대…“가장 큰 원인은 中서 들어온 한국인”

▲일본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인 입국제한을 강화한 가운데,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초치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우한이 일본에 있는 거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발(發) 코로나19 사태에도 여전히 중국에 문을 열어놓고 있는 우리 정부가 이달 초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강행한 일본에게 맞불을 놓았다.

이에 한 네티즌은 정부가 발원지인 중국에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유독 일본만 때리는 것을 보면 우한이 일본에 있는 것이냐며 이같이 비아냥됐다.

청와대는 “한국이 강경한 게 아닌 일본의 5대 조치가 과잉”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에 똑같은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 왜 ‘중국은 감싸고, 일본에만 강경 대응’을 한 것이냐”고 되레 따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때 주한 일본 대사관의 ‘넘버 투’·‘넘버 원’을 연속으로 초치하는 등 전례 없고 이례적인 초강수 조치를 보여줬다. 당시 중국에 강제 격리 상태로 발이 묶인 자국민 860명에 대해선 유감 표명만 해왔는데 말이다.
 

센 사람 앞에서는 ‘분노조절잘해’

분노조절장애. 이는 자신에게 가해진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폭발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한 원인으론 ▲호르몬 분비 이상 ▲뇌 기능 이상 ▲어린 시절 학대 등이 꼽힌다.

그런데 누리꾼들 사이에선 ‘선택적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이 자주 거론된다. 자칭 분노조절장애지만 자기보다 센 사람 앞에서는 분노조절이 잘되고, 만만한 사람 앞에서는 잘 안 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일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는 18일 자국민에게 “일부 국가와 지역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15개국에 대해 당분간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여기에 한국은 포함됐지만 일본은 빠졌다. 두 나라 모두 중국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우리 국민이 대규모로 격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면담 형식으로 불러 우려의 뜻만 전달했다.

반면 일본이 지난 5일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실시했을 때, 강경화 장관은 주한 일본대사와 총괄공사를 연속으로 초치하는 등 강렬한 카리스마를 연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왼쪽).

 

“주권국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감염병마저도 정략적으로 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총선이 다가오니 지난해 수출규제로 촉발된 ‘경제전쟁’과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갈등’ 때처럼 반일감정을 부추기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일본은 14일간의 한국인 격리 조치 외에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와 기 발행된 비자의 효력까지 정지했다”며 “이런 과도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단 한 마디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일본은 작년 7월 1일 우리에 대한 수출 규제 발표도 일방적 통보 형식으로 취한 바 있는데, 똑같은 행태가 또다시 반복된 데 대해 우리로서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일본의 자체적 방역 실패를 피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 때문에 우리나라를 이용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가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비자 면제 정지 등의 상응 조치를 취한 것은 ‘일본만 비난’한 것이 아닌 주권국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 일본의 감염 확산 상황을 보면서 방역 차원에서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3원칙에 입각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정부는 중국 내 확진자 집중지역인 우한시와 후베이성 등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하고 있고, 특별입국절차를 신설해 면밀히 조사, 체크해왔으며, 사증 심사에 있어서도 강화된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감싸고, 일본에만 초강경’이라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 뿐 아니라 이런 비상한 국면에서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은 방역에 온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책임은 누구 겁니까?

올해 초 야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증가할 때 중국 경유 외국인 및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를 요구해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사태 초기 때부터 자국민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고자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정부에 7차례나 요청했고,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질병관리본부도 감염원 차단이 방역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불안한 국민 76만명은 지난달 ‘중국인 입국 금지’라는 청원을 통해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방역의 첫 단계는 감염 원천을 차단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를 매번 외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오히려 시진핑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이라며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04명, 사망자는 1명이었으니 중국에 비해 상황이 별로 심각하지 않았나 보다. 그러나 한 달여 넘게 흐른 23일 확진자는 8961명, 사망자는 111명으로 치달아 국민들은 코로나 공포에 신음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에 내렸던 기존의 입국금지 조치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국내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까지 했으니,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중국이 아닌 신천지나 우리 탓으로 돌려야 될지도 모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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