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간접적 메시지도 포함된 듯
김정은 “남조선, 앞에선 평화 뒤에선 군사연습 해”

▲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5월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2019.05.05.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최근 북한이 강원 원산 일대에서 진행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하시었다”고 전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다음달 시행 예정인 ‘19-2 동맹’ 한미 군사연습에 대한 반발임을 명시한 것이다.

앞서 북한은 전날(25일) 새벽 5시34분과 5시57분경 동해상으로 각각 한 발 씩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청와대는 2발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했다.

이 중 첫 번째 미사일은 430여km를 비행해 지난 5월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과 비슷한 유형을 보이며 기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지만, 두 번째 미사일은 690여km를 비행하며 새로운 기종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미사일은 모두 50여km의 고도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술유도탄의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의 특성과 위력을 직접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을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번 미사일이 요격이 쉽지 않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임을 짐작케 했다.

한편 중앙통신은 이번 발사에 대해 “목적한 대로 겨냥한 ‘일부 세력’들에게는 해당한 불안과 고민을 충분히 심어주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일부 세력이 누구인지 직접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 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 때 깨닫고 최신무기 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는 권언을 남쪽을 향해 오늘의 위력시위사격 소식과 함께 알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앙통신도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은 △국가안전 위협 제거를 위한 초강력 무기체계 개발 △첨단무기체계 개발보유는 무력발전과 국가안전보장에 큰 사변적 의의 △물리적 수단의 부단한 개발과 실전배치를 위한 시험들은 국가안전보장에 급선무적 필수사업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국가안전보장’을 강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향후 북미협상과정에서 체제안전과 보장을 위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어제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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