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회의에서 의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등 평화당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탈당선언을 한다. 실제 탈당은 12일로 전망되고 있다. 2019.08.08.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당 진로를 두고 갈등을 겪던 민주평화당이 끝내 갈라서게 됐다. 유성엽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 의원 10명이 집단 탈당의사를 밝힌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회의에서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탈당계를 작성해 오는 12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최종 결정하는 회의”라며 “오늘 회의는 평화당 소속으로서는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이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생각을 갖고 어렵게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대안정치가 이날 탈당계만 작성한 뒤 공식적인 탈당 선언은 오는 12일에 하기로 한 만큼,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와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분당 사태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평화당에서 시작되는 정계개편 움직임이 바른미래당으로 옮겨 붙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애초에 지향점이 달랐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계의 합당으로 창당한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크고 작은 마찰이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그러다 지난4월 창원·성산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얻으며 본격적인 내홍이 시작됐다.

게다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당시 사개특위 위원이던 오신환·권은희 의원에 대한 사보임 강행으로 갈등은 극에 달했고, 당내 갈등 해소를 위해 출범한 혁신위원회까지 비당권파와의 ‘유착’ 의혹으로 사실상 좌초되며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대안정치는 이어지는 비공개 회의에서 세부적인 논의를 거친 뒤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을 통해 탈당 관련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다.

일각에서는 대안정치 측에서 주장하는 ‘제3지대’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강조하는 ‘제3의길’의 유사성을 거론하며 평화당 비당권파와 바른미래 당권파의 합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퇴짜’를 맞긴 했지만 최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등 바른미래당도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라진 지향점이 뚜렷하게 가시화 돼 있어 바른미래당의 분당을 점치는 의견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평화당과 통합하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 연대하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분당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자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전날(7일) 비당권파에 공개토론을 열고 결과에 따르자고 제안했지만 대안정치 측은 “토론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 최근 두 번의 워크숍 등으로 의견 교환은 충분히 이뤄졌고 이제는 최종 선택을 할 시간”이라 일축했다.

대안정치에는 유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원·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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