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檢 공보준칙 개정 움직임에 조국 비호 논란…‘왜 하필 지금’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6 1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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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법무부가 검찰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며 잡음이 일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 시절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개정에 유보의사를 밝혔던 데서 기인한 것이다.

박 전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임 중 대책 발표를 결심하고 준비 중이었는데 ‘오비이락(烏飛梨落)’이 될 것 같아 유보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었으나 조 장관 의혹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 공보준칙 개정을 시도하면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유보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오는 18일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위한 당정 협의회를 열고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은 중대한 오보나 추측성 보도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 범죄 피해의 급속한 확산 또는 동종 범죄 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범인 검거나 주요 증거 발견을 위해 국민 제보가 필요한 경우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기소 전 수사 내용 공개를 금지하는 세부 지침을 마련해두고 있다.

법무부는 공보준칙 개정의 방안으로 훈령의 명칭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바꾸고, 법무부 장관이 수사 내용을 유포한 검사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지시할 수 있도록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

언론에 공개할 수사 내용은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피의자가 동의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한 경우에만 검찰 소환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논의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한 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검찰이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가거나, 혐의가 없을 때 망신주기 식 수사를 하는 폐단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형법 제126조는 범죄 수사 중 알게된 피의사실을 공판 청구 전에 공표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 20년 간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기소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이번 정부·여당의 움직임에는 그동안 제기되던 검찰의 ‘적폐(積弊) 행태’를 뿌리 뽑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지만 과연 시기 상 적절한 것이냐는 논란이 이는 것은 다름 아닌 조국 법무장관 본인 일가에 제기된 의혹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개시하며 조 장관의 딸이 부산 의전원 재학 중 유급 당했음에도 6학기 장학금을 수여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과 관련한 문건이 보도되자 여권은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검찰에 날을 세웠다.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또한 최근 본인 페이스북에 “수사 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언론사가 사건 관계인이나 변호인 등을 독자적으로 취재하며 밝혀진 내용”이라 반박하며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부인했다.

‘법무장관 가족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옥죄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로 여권과 검찰이 대립하고 있는데 정부·여당이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며 조 장관 수사 비호에 나선다는 것이다.

게다가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국정농단 수사 때에는 오히려 검찰 수사 내용을 토대로 언론플레이를 펼친 전력이 있어 이번 공보준칙 개정 추진 배경에 더욱 의구심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조 장관 일가 의혹처럼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사건의 경우 소위 말하는 ‘윗선 외압’ 의혹이 종종 제기되는데, 언론 보도가 제한될 경우 헌법상 권리인 ‘알 권리’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으로서는 꾸준히 있어왔던 폐단의 개정을 왜 이 시점에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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