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23일 손학규 대표를 향해 퇴진 관련 노인 폄하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하태경 최고위원이 사과 발언을 한 뒤 손 대표에게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2019.05.24.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달 31일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데 대해 제정호 시니어위원장이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하 최고위원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제 위원장은 지난 1일 손 대표, 오 원내대표, 이준석·권은희·문병호 최고위원과 주승용 국회부의장, 채이배 정책위의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갈등 봉합을 위해 하 최고위원을 선처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아름다운 꽃도 밉게 보면 다 풀이요, 풀도 아름답게 보면 꽃이라 했다.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위해 서로 화합하는 길을 바란다”며 “며칠 전 당 윤리위에 제소된 4명 중 다른 사람은 용서하고 하 의원만 징계를 논의하겠다는 건 모순인 것 같다. 모두에게 관용과 아량을 베풀어 당이 정상화 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 의원이 당 대표에게 몇 번이나 정중히 사과한 점을 참작해 같은 동료로서 용서해 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윤리위에서 바른 결정이 내려지도록 최고위원들이 윤리위원장에게 충정어린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는 하 최고위원을 처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시니어위원회가 이제와 선처를 촉구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하 최고위원은 지난달 22일 손 대표를 겨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노인비하 발언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에게 거듭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지만 윤리위가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절차 착수를 결정하자 유승민계가 이에 반발하며 손 대표의 당헌·당규 위반사례를 모아 당 윤리위에 제소하는 맞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퇴진파는 송태호 윤리위원장이 손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윤리위 결정에 손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손 대표 퇴진파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하 의원에 대한 징계는 이치에 맞지 않고 선택적인 정적치기 식 징계”라면서 “손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송 위원장이 있어 공정성·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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