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발표에 강력 반발

▲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성아 인턴기자] 연평도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지난 22일 북한 단속정에 총격으로 사망하고 그 자리에서 불태워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들은 국방부가 밝힌 해당 공무원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피격된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군이 발표한 자진 월북 이야기는 어불성설이다”라며 “군이 제시한 정황들은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브리핑을 통해 자진 월북 가능성의 원인으로 ▲선미에 벗어둔 슬리퍼 ▲수천만 원의 빚 등을 들었다.

항해사 출신인 이 씨는 “슬리퍼는 접안할 때 묶는 줄 밑에 감춰지듯 있었다”라며 “선미 가드레일 부근에는 계속 파도가 유입되기 때문에 신발을 벗고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 “빚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빚 때문에 월북 동기가 생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현재 나오고 있는 가족 간의 불화, 인터넷 도박 등은 이혼 사실 외에는 금시초문이다”라고 동생의 자진 월북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이어갔다.

이 씨는 조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씨는 “동생의 행방이 끊긴 시각은 21일 오전 1시 35분쯤이다”라며 “실종 시각을 오전 2시에서 3시로 가정했을 때 당시 조류의 방향은 강화도 방향이기 때문에 월북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전했다.

이어 “실종 신고는 21일 오전 11시 반이다. 군은 이때 조류가 북을 향하고 있어 월북 가능성의 근거로 든다”라며 “그때면 어선, 군, 경찰 함정 등 목격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때 행방이 사라졌다면 이들이 발견하지 못했을 리 없으므로 실종은 훨씬 전에 이뤄졌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씨는 “국방부는 동생이 기진맥진한 상태로 북측과 마주쳤다고 했다”라며 “바다에서 최소 24시간에서 28시간 동안 표류했다는 것인데 남측 해역에서 오랜 시간 표류한 동생을 왜 군이 발견하지 못했는가”라고 군에 대한 원통함을 드러냈다.

정부와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행동“이라며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총격 이유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단지 “코로나 방역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성아 기자 sps0914@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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