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분석…“하반기 재계 키워드 생존·비용절감·구조조정”

▲1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0일 매출 기준 2000대 상장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 재계의 키워드를 생존(Survival) 비용 절감(Cost Cutting) 구조조정(Out) 언택트(Untact) 조직 변화(Transform) 등으로 예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은 230곳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1곳 꼴로 재무 구조가 불안정한 셈이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채 비율이 200% 이상일 뿐만 아니라 당기순손실을 본 기업도 120곳에 달했다.

 

올해 들어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경영이 더 어려워진 점을 고려할 때 부채비율이 높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로 경영 성적이 저조한 고위험 기업들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CXO연구소는 고위험군 기업들은 외부 금융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존립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생존을 위해 현금 확보 차원에서 토지, 건물 등 자산을 매각하려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선 기업들의 비용절감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마케팅비, 교육훈련비,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이 집중 감축대상으로 꼽힌다. 매출대비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려는 분위기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소위 돈 안되는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인력도 함께 감축하는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동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해운업, 여행업, 교육업, 숙박업 등이 우선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업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고용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30대 그룹 고용은 20181329200명에서 올해 현재 1365900명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증가율이 1%에 그친 것이다.

 

반면, 비대면 사업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게임, 포털 등 IT업계를 비롯해 화상 서비스, 온라인 유통, 배송 등이 대표적인 비대면 업종이다. 온라인 주문이 증가하면서 포장지를 생산하는 제지 업종도 덩달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바이오, 전지(배터리), 가공식품 위주의 식료품도 코로나19 특수를 이어갈 업종으로 꼽혔다.

 

기업들의 조직 운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건물 폐쇄, 재택근무 등을 경험한 기업들이 앞으로 유사 상황에 대비해 한 건물에 집중하던 인력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거나, 재택근무의 주기적 시행 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직원들이 굳이 본사로 출근하지 않고 거주지와 가까운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지주 임직원이 주1회 재택근무에 돌입한 데 이어 계열사별로 재택근무와 스마트 워크 체제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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