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제기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2.15.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청와대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 피해자라 주장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6일 검찰에 출석해 이틀 연속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날 오후에도 김 전 시장을 소환해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당시 있었던 경찰 수사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청와대가 김 전 시장의 대항마로 출마해 당선된 송철호 현 울산시장에 유리하게 도운 내역이 있는지에 대해 김 전 시장의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 전 시장은 전날 조사받기 전 “이 사건은 민주주의 선거를 짓밟은 3·15부정선거와 같은 헌정질서 농단 사건”이라며 “배후가 누군지, 책임자가 누군지 몸통을 반드시 밝혀야 하며 미눚주의 선거를 짓밟는 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이 올린 보고서 형식의 문건과 청와대가 이를 각색해 경찰청을 통해 ‘하달’했다는 문서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시장 측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청와대가 내려주는 형태와 달리 기록에 남지 않으면서 상당히 의미 있게 다루라는 형태로 문서를 내려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청와대의 첩보 전달과 경찰의 표적수사로 인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돼 낙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시장 측의 비위 의혹 핵심인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은 2017년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특정 레미콘 업체가 선정되도록 외압을 가했다는 혐의로 울산경찰청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 경찰은 지난해 울산시청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사하며 박 전 실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올해 3월 박 전 실장을 무혐의로 처분했다.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이 과정에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첩보문건을 만들어 송병기 부시장에게 전달하고, 이를 송 부시장이 2017년 10월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있던 문 모 행정관(현재 총리실 소속)에게 제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 전 행정관은 관련 제보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보고하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청에 첩보가 하다로딘 것으로도 전해졌다.

검찰은 이같은 첩보 작성 및 전달 과정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부정한 개입이 실제로 있었는지의 여부 등 내용 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박 전 실장을 불러 경찰 수사과정과 송병기 부시장 제보 등 관련 내용을 확인했고, 임 전 최고위원과 당시 수사과장도 불러 조사했다. 또 검찰은 당시 수사에 관여한 경찰 관계자 등을 상대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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