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때마다 소비자들 ‘원성’사더니…이번에는 차별 논란까지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배달앱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 민족이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최근 고객들에 대한 포인트 혜택 축소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연예인이나 BJ 등 유명인들에게 만원짜리 쿠폰을 뭉텅이로 지급하는 마케팅으로 논란이 된 것이다.

더욱이 앞서 배달의 민족은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할인쿠폰 이벤트에서 제대로 된 사전준비 없이 진행하다가, 서버가 마비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문제가된 바 있다. 이랬던 배달의 민족이 유명인들에게만 쿠폰을 대량으로 지급하자, 소비자들 사이에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문제가 커지자 빠르게 사과하고 나섰지만, 아직 여론은 싸늘한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소비자들의 ‘불매가 장기화’될 경우 배달앱 업계의 2,3위를 달리고 있는 요기요나 배달통에게 왕좌를 내주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 업계 1위에서 ‘협찬의 민족’이라는 웃픈 오명을 달게 된 배달의 민족에 대해서 낱낱이 살펴보기로 했다.  

 

일반인은 천원 쿠폰 주더니, 유명인에게는 뭉텅이 지급?

뒤늦게 사과하고 나섰지만뒤 돌아선 여론 반응 싸늘

 

최근 배달의 민족이 마케팅을 목적으로 연예인이나 BJ 등 특정 유명인을 상대로 할인 쿠폰을 발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배달의 민족의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과 함께 탈퇴러쉬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000가 쏜다”는 마케팅 전략을 일환으로 가수와 방송인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유명인)에게 1만원짜리 쿠폰을 뿌린 것이 드러났다. 일부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 배달의 민족에게서 받은 쿠폰뭉치가 찍힌 사진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서 빠르게 퍼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향한 원성이 쏟아졌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에게는 몇 천원짜리 쿠폰도 잘 풀지 않는 배달의 민족이 유명인을 상대로 뭉텅이 쿠폰을 뿌린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날 선 비판도 제기됐다.

마포구에 사는 소비자는 김모씨는 “배달에 민족에는 등급이 여러 가지 있는데, 보통 월 5회 이상 주문하면 VIP등급이 된다. 하지만 이런 VIP에게도 한 달에 고작 1000원짜리 쿠폰 두 장만 지급해준다. 심지어 이마저도 기한이 있어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런데 유명인들에게 이렇게 뭉텅이 쿠폰을 뿌려왔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다. 그동안 배달의 민족을 애용해왔었는데, 실망감이 크다. 앞으로는 아예 배달앱을 쓰지 않거나 다른 배달앱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김씨 뿐만은 아니다.

노원구에 사는 이모씨 역시 “일반 소비자들은 배달의 민족에서 쿠폰 이벤트라도 열면 몇 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대기를 타서 쿠폰을 받는다”면서 “그것 저도 시스템에 사람이 많이 몰리거나 이러면 들어가지도 못하고 끝나거나, 고작 몇 천원를 받는 것이 전부인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뿔났다 해명에 나선 배달의 민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배달의 민족은 즉각 사과에 나섰다.

19일 배달의 민족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서 “배달의 민족이 지급한 ‘OO이 쏜다’ 쿠폰을 보면서 실망하신 많은 분들게 사과를 드린다”면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희의 생각이 짧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쏜다 쿠폰은 쿠폰을 받는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다시 그 주변에 나누어 주는 기쁨, 함께 나눠먹는 즐거움을 기대하며 5년 전부터 해온 것”이라며 “그동안 유튜버들, 블로거들, 인플루언서들에게도 나눠드렸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찾아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배민을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께는 이렇게 제공되는 쿠폰들이 일부를 위한 특혜로 이해될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쏜다 쿠폰’은 전면 중지하고 배민을 이용하시는 분들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면서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도 혹시나 특혜로 해석될 일들은 없는지 모든 일들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배달의 민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싸늘한 여론은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사과문이 나온 뒤 “5년 동안이나 해온 걸 지금 알았다”면서 불매운동과 탈퇴러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이 사실상 유명인들에게 뇌물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달의 민족이 명백한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연예인 등 유명인들에게 홍보에 사용될 수 있는 쿠폰을 대량으로 살포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급 대상이 언론인과 공무원, 교직원 등이 아니기에 김영란 법의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자사 이익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뇌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자 배달의 민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법적인 문제도 없다”고 반박했다.

과거에도 계속됐던 소비자 우롱?

사실 이번 사안이 ‘불매운동’이나 ‘탈퇴 러쉬’로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전부터도 배달의 민족 행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던 것은 ‘포인트 적립 제도 폐지’였다.

그동안 배달의 민족은 소비자들이 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면 등급에 따라 최소 0.1%에서 최대 0.3%씩을 무료로 적립해줬다. 이러한 포인트는 1000원 이상 모이는 시점부터 100원 단위로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7월 1일을 기점으로 없애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이러한 공지사항이 떴을 때도 소비자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어차피 잘 모이지도 않는 포인트지만, 폐지하겠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을 줄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에 29일에 진행하려 했던 ‘할인정복’ 이벤트의 경우 접속자 폭주로 인해서 서버가 마비되고, 이벤트가 하루 연기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배달의 민족 주문에 발맞춰서 재료를 준비했던 외식업주들은 물론 이벤트를 기다렸던 소비자들 역시도 헛발질 한 셈이이 된 것이다. 업주들 사이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믿고 재료를 주문을 했는데 황당하다는 식이 연달아 올라왔다.

심지어 이벤트를 진행할 때 배달의 민족은 ‘배달의족 사장님 사이트’를 통해서 이벤트를 대비해 ‘음식조리에 필요한 재료의 재고를 확인해 달라’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배달의 민족이 해당 이벤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사전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해당 이벤트는 다음날로 넘어갔지만 당시 소비자들과 업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찔렀다.

이밖에도 배달의 민족은 배민신춘문예를 하면서 ‘미투 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패러디 작품을 공모하면서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이거나, 업주가 부정적인 리뷰를 작성한 소비자의 주소 등 신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 방관하는 등의 행보로도 여러번 도마 위에 올랐다.

요기요‧배달통 ‘왕좌’ 차지할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이번 할인쿠폰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달의 민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앞에 언급됐던 다른 이벤트나 관리부실 등의 문제로 여러차례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것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봇물 터지 듯 한 번에 터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각장 온라인사이트나 SNS상에서는 배달의민족에 대한 탈퇴나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배달의민족의 사과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인다.

이에 업계 2,3위를 다투는 요기요나 배달통이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이번 일로 인해서 배달의민족 대신 다른 배달앱을 쓰겠다는 소비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일인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달앱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이 생각보다 빨리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문까지 들고 나왔지만 여전히 여론의 반응을 싸늘하다. 배달의민족을 사용했던 많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은 물론, ‘배달의민족 말고도 배달앱은 많다’ 또는 ‘이런 취급을 받아가면서까지 쓰고 싶지 않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하나의 사건으로만 생긴 것이 아니라 그동안 축척돼 온 것이 터진 만큼 배달의 민족은 이번 일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스페셜경제> 측은 배달의 민족에 질의서를 만들어 보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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