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보건 당국이 세균 감염을 의심하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서울 양천구 소재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보건 당국이 사망한 4명의 영아 중 총 3명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망한 4명 영아 중 3명 ‘세균감염 의심’…“병원 과실인가?”


병원 측 과실 쪽으로 사인에 대한 비중이 서서히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이대목동병원의 미숙한 사후 대응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3명의 사망 당일 실시한 혈액배양검사 과정에서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


현재 해당 검사는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며 정확한 균종 여부는 20일 이후 확인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 현장에 상황실을 마련해 목숨을 잃은 신생아 4명을 포함,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 머문 16명의 의무기록 조사, 그리고 전원·퇴원 조치된 12명 환자에 대한 증상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 당국의 ‘세균 감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그간 ‘미스터리’로 불렸던 이번 의혹에 병원 측 과실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와 관련, 특히 신생아 4명이 거의 동시간대에 사망했다는 측면에서 의문이 크게 증폭된 바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생아들이 면역력에서 크게 취약한 만큼 예측 가능한 사인의 1순위는 단연 ‘감염’이다.


질병관리본부 측이 사인으로 감염의심을 제기한 세균은 ‘그람음성균’으로 밝혀진 가운데, 해당세균은 면역력이 크게 결핍된 신생아에겐 특히 폐렴과 요로 감염 등 2차 감염 유발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감시 등 의료기관의 책임이 뒤따른다.


병원계 일각에선 이대목동병원의 ‘의료 과실’이란 취지의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유가족, “이대목동병원, 언론과 유가족 누가 먼저냐?” 분통


게다가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언론브리핑 과정에서 보인 미숙한 대처로 유가족들을 넘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7일 이대목동병원 측이 실시한 언론 대상 브리핑에 앞서 유가족들에게 먼저 알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한 유가족은 “기사를 보고 (병원 측이) 브리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브리핑을 누구에게 먼저 해야 하는가. 언론사인가, 가족인가”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어 해당 유가족은 “유가족에게 먼저 연락해 브리핑에 대한 상세 일정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태와 관련, 현재 유가족은 물론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선 정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에선 지난 16일 오후 9시 30분부터 약 1시간 새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남아 2명, 여아 2명 등 총 4명의 신생아가 잇달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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