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2018예산안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잔치판을 허용하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한국당이 향후 생존원리가 될 원내대표경선에서 대여투쟁에 강한 김성태 의원을 선택했다. 친박계의 거센 저항도 생존이라는 절대명제 하에 명실상부한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치러진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출석의원 108명 중 55표를 획득하며 당선, 한국당으로부터 생존을 위한 선택을 받았다. 러닝메이트로는 함진규 신임 정책위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친박(親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은 35표, ‘중립지대’를 표방한 범(凡)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17표를 얻는데 그쳤다.


1차경선 승리=친박 붕괴?


당초 1차 경선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유리하지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2차로 넘어갈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평가됐다. 2차 경선으로 갈 경우 친홍(親홍준표)만은 허락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 돼 김 원내대표와 경선에서 겨룰 상대방에게 친박 및 범친박 표가 쏠릴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가 1차 경선에서 유리할 것이란 예측은 현재 당을 장악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가 김 원내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비박계 이력으로 최근 복당한 김무성 전 대표의 지원사격까지 받을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인데, 당초 범친박을 아우르는 친박계가 이들보다 훨씬 숫자가 많은 것으로 관측 돼 왔기 때문에 2차 경선으로 넘어갈 확률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김 원내대표는 과반을 1표 넘긴 55표로 1차 경선에서 승리를 확정짓게 됐다. 이는 친박계의 표 일부가 김 원내대표에게 흘러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알려진 한국당 내 친홍계 의원 및 최근 복당한 과거 비박계의원들의 합은 대략 40명 전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한국당 스스로가 전체의 생존이라는 대명제 하에 대여투쟁에 강한 원내대표를 선택한 셈으로 박근혜 정권 아래서 쇠하지 않을 것 같던 권력을 누리던 친박계도 사실상 폐족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가 됐다.


新 원내사령탑 친서민·비박·친홍 이력


한편, 김 원내대표는 노동계 이력으로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향후 원내사령탑으로서의 행보에 이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한 이력이 있다.


그는 이후 KT에 입사하고 노동조합운동에 나섰다. 전국정보통신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상임부위원장을 역임했다.


김 원내대표의 중앙정치 입문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가면서 부터다. 2008년 서울 강서울에서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19대, 20대까지 이어 3선을 쌓았다.


입문 당시부터 개혁파로 불리던 그는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계로 분류되다 18대에선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민본21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작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청문회에 응하지 않는 최순실을 찾아 수감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비박계로 분류되던 그는 김무성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을 주도하고, 이후 바른정당 창당 할 때까지 행보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 복당한 김 전 대표보다 앞서 지난 대선국면에서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이후 한국당 정치보복대책 특별위원장을 맡으며 홍 대표의 우군이 됐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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