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고 : 고소의 왕국, 그 이면

김민수 변호사 / 기사승인 : 2017-11-22 14: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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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변호사.

[스페셜경제=김민수 변호사]한국은 옆 국가 일본에 비하여 고소고발이 약 60배가 더 많을 정도이며, 인구 10만 명당으로 따져도 고소 고발 인원이 일본에 약 150배가 될 정도의 고소의 왕국이다.


이러다보니 자연히 무고에 해당하는 허위고소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고소, 고발이 남발되다 보니 고소, 고발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한편, 무고죄가 중범죄라는 의식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에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랴?’라는 속담이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조사를 받고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여론 자체가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보다는 먼저 그 사람을 의심의 눈초리로 살펴보고, 그 사람의 품행을 입방아에 올린다.


그렇게 한 사람의 인격과 명예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무참히 살해되고 만다. 이 때 본인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행을 해명함에 있어서 그 사람이 느낄 자괴감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물론 공정한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없으나, 그 기간 동안 무고를 당한 사람이 받을 정신적인 고통은 그 누구도 보상하지 못할 것이다.


가령 만약 강도, 살인 등의 중범죄의 가해자로 무고 당할 경우 그 사람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그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음에도 그에 대한 피해는 오롯이 무고를 당한 사람 혼자서 감내해야한다. 나중에 무죄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특히 성범죄에 대해서는 무고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최근 성범죄의 고소, 고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이에 대한 무고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범죄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이며, 오히려 더 엄격해야할 필요성도 있다.


다만, 성범죄의 경우에는 성범죄자 등록 및 공개 고지 등의 문제가 있어 무고를 당한 사람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 다른 범죄에 월등히 크다 할 것이므로, 따라서 성범죄에 있어서의 무고는 특히나 더 엄격하게 고민하고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이처럼 무고죄는 다른 범죄와 비교하여 볼 때도 그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라고 봄이 타당하며, 이를 엄하게 처벌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김수남 검찰총장 역시 무고죄를 중대한 범죄로 봐야할 것이며, 현재의 구형 기준 자체가 너무 무르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아니나 참고할 만한 제도로 반좌(反坐)제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반좌제라 함은 당송률에서 언급된 제도로 ‘거짓으로 죄를 씌운 자에게는 그 씌운 죄에 해당하는 벌을 주는 제도’를 의미하는 바, 무고죄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소와 고발이 넘치는 세상이다. 억울하고 화도 많이 나는 세상을 살다보면 욱하는 심정으로 그냥 타인을 고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욱하는 심정으로 고소를 한다면, 결국 그 고소가 무고죄라는 엄중한 범죄로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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