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법인세가 기존 22%에서 25%로 인상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서, 내년부터 상위 10대 기업들이 부담해야할 금액이 1조 3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국회예산정책처가 ‘2017 경제·재정수첩’를 통해 각 기업의 제무제표와 신용평가업체 나이스평가정보를 토대로 상위 10대 기업이 2015년 납부한 법인세(총 10조 5759억원)을 추정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일보> 측이 분석한 결과에 다르면 법인 최고세율이 25%로 인상될 경우 10대 기업이 추가로 짊어져야 하는 법인세는 1조 3378억원을 증가하게 된다. 이는 연구ㆍ개발(R&D) 세액공제, 외국납부세액공제 등 각종 공제ㆍ감면액이 없다고 가정한 채, 각 기업의 납부 법인세(추정치)를 토대로 과세표준을 단순 추정한 뒤 최고세율 인상을 적용해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세금 부담이 가장 늘어나는 기업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 총 3조 2167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는데, 최고세율이 3% 인상되면 부담액 역시 4253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재계 순위 2위인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1803억원이 증가한다.


이외에 한국전력(1,565억원) SK하이닉스(1,234억원) 한국수력원자력(1,125억원) 등도 1,000억원대 이상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내년부터는 R&D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역시도 축소된다. 이를 감안하면 상위 대기업의 실제 세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것에 따라서 추가로 2조 3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의 실제 법인세 납부액이 공개되지 않는데다 공제ㆍ감면액이 천차만별이라 개별 기업의 추가적인 세금 부담을 정확히 추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다.


법인세 인상을 두고 김학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과표 2,000억원 초과기업(129곳)에 대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면 투자와 고용이 각각 0.7%, 0.2% 감소할 것으로 봤다. 또한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과표 3,000억원 초과 기업으로 분석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법인세 인상 대상 기업이 70여 곳에 불과하고 해당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좋은 만큼 경제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재계에서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 흐름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이 인상을 감행하고 있다며 외려 한국 탈출 현상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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