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학가가 잇단 '단톡방 성희롱'에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부경대학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대학가에 번진 ‘단톡방 성희롱’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부산 소재 부경대학교에서 또 다시 부적절한 행태가 드러나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다.


잇단 대학가 ‘단톡방 성희롱’…“근본 대책 없나?”


지난달 30일 SNS 페이스북 ‘부경대학교 대나무숲’ 게시판에 ‘부경대학교 성희롱 단톡을 공론화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부경대 16학번 학생이라 밝히면서 “저희 피해자들은 가해 학생들의 성희롱을 포함해 비하성 발언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려 가해자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하고 싶고 학교 측 징계도 원한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이 학교 남학생들의 선정적인 대화 내용이 담긴 해당 글은 지난 4일 기준 15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해당 글에 따르면 부경대 소속 4명의 남학생들은 같은 과 여학생 사진을 올린 뒤 “먹음직”, “성공적”, “원나잇 감으로 괜찮다”는 등 성비하성 막말을 일삼았다.


또 A씨는 단체 채팅방 상에 여성의 성기를 ‘생생 XX통’이라 표현하면서 특정인의 성기를 묘사하거나 ‘먹버’란 은어도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들 남학생은 한 여학생에 대해 ‘씨XX’이라 칭하는가 하면 “군대 가기 전에 성관계 안 하냐”, “헐렁 XX였나 보다” 등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성적 표현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A씨는 이들 남학생이 ‘선배에게 술을 먹여서 자빠트리고 싶다, 특정 인물의 가슴이 크다, 골반 모양이 어떠하다, 누구와 잤다’는 등의 발언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곤혹’ 부경대, “진위 따져 가해 학생 징계 조치”


또 A씨는 가해자는 총 4명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가운데, 피해자 중 한 학생이 가해 학생이 소속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대화내용을 입수해 공개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그간 선배에 대한 배신감, 모욕감 등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이제 너희가 있을 강의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해 들어가지도 못할 것 같다. 앞으로 절대 너희 얼굴 보고 싶지도,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다.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부경대 측은 학내 공식 절차를 거친 뒤 성윤리위원회를 열어 이들 가해 학생에 대한 구체적 징계사항을 결정하는 한편, 피해 학생에 대한 사후치료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대학가에 만연한 ‘단톡방 성희롱’ 사안과 관련, 지난해 7월 법원은 이 같은 대학생들의 SNS상 성희롱 발언 역시 형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사진=페이스북 부경대 대나무숲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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