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일본의 도시바가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해 대립각을 펼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화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 반도체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화해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백지화될 가능성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와 WD는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서 협업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서로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는 방향으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양사는 조만간 각각의 이사회에서 이러한 결정에 대한 의견을 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 실패로 부채가 크게 증가하면서 자산총액을 웃도는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면서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전을 펼친 결과 한국의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연합이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반대하면서 난항에 부딪쳤다. WD는 이 문제에 대해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매각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시바는 WD에 대해 매각방해금지를 요청하는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골은 깊어졌다.


욧카이치시의 반도체 공장을 WD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도시바는 WD측에 공장에 대한 공동 투자를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 11월까지 WD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내년 생산이 시작될 최신 반도체 메모리 공급을 받지 못하게 돼 경영에 타격이 예상됐다.


이에 더해 도시바가 지난달 해외투자자의 제3자 할당 증자를 통해 6000억엔의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실패하더라도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게 되면서 WD와의 교섭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도시바는 반도체 부문 매각과 관련해 각국에서 독점금지법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약 1조엔에 달하는 매각 이익을 얻게 돼 지난 2015년 부정회계 적발 전 수준으로 회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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